한국 군 “2022년 2차례 북에 무인기 보내…‘평양 무인기’는 확인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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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군 당국은 지난 2022년 2차례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적이 있다면서도, 지난해 10월 평양 상공에 무인기를 보냈는지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3일 “북한은 그동안 10여 차례 무인기를 한국에 보내왔고 군은 2022년 12월 두 차례 무인기를 북한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2022년 12월 두 차례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던 것은 “정상적인 군사활동”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2년 12월 소형 무인기 여러 대를 한국 영공에 침투시켰고, 그중 1대는 한국 대통령실 일대 상공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 실장은 지난해 10월 평양 상공에 무인기를 보낸 것이 한국 군 당국인지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밝혔고, 북한 지역에서 발견한 한국 무인기라며 다수의 사진들을 추가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해당 무인기가 2023년 9월 26일 한국 군이 ‘국군의 날’ 시가행진 등에서 공개한 원거리 정찰용 소형 무인기와 같은 기종이라는 것이 북한 측 주장입니다.

이 실장은 “지금도 대북 심리전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북풍’을 유도하기 위한 활동은 아니다”라고 말했고 “군은 정상적인 군사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북한은 그동안 10여 차례 무인기를 보내왔고 저희도 두 차례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낸 적 있습니다. 정상적인 군의 활동을 북풍으로 왜곡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군은 정상적인 군사작전을 지속 실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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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에서 한국군 무인기 잔해 발견 주장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에서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권오균/Y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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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한국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른바 ‘북풍 공작’ 의혹에 대해 부인했습니다.

국방부는 입장문에서 “최근 군의 정상적인 군사활동에 대해 일각에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왜곡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같은 행위가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군의 군사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방부는 이어 “북한은 2023년 말 일방적으로 9.19 합의 전면파기를 선언하는 등 4천여 회 이상의 위반행위를 자행해왔고 지난해 5월부터는 오물풍선을 살포하는 등 무분별한 도발을 지속해왔다”며 “군의 9.19 합의 효력 정지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지극히 정상적인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는 “특히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해 ‘낙하 후 수거’라는 일관된 원칙 아래 대응해왔으며 국민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경고하며 대비해왔다”며 “원점 타격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한국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비상계엄을 정당화할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의 무력 남침을 유도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 9일 ‘내란 특검법’을 재발의하며 윤 대통령이 대북 확성기 가동, 평양 무인기 침투, 대북전단 살포 확대, 북한의 오물풍선 원점 타격 등을 통해 무력 충돌을 유도하려고 한 혐의를 수사 대상에 적시하기도 했습니다.

내란 특검법은 13일 국회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됐으며, 민주당은 빠르면 14일, 늦어도 16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내란 특검법 표결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 위원들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북 확성기 가동과 대북 전단에 ‘외환’의 틀을 덧씌우는 것은 한국 안보의 특수성을 망각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