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입대 회피용 ‘결핵진단서’ 가격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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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내에서 군입대를 면제받기 위한'결핵진단서'수요가 크게 늘면서 그 가격이 미화 500달러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자식을 군에 입대시키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입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3일 “최근 내부에서 결핵진단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그 이유는 요즘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로씨야(러시아) 파병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 속에서 최근 당국의 군입대 명령을 거부하며 입대를 기피하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결핵진단서 수요도 동시에 늘고 있다”면서 “집단생활을 할 수 없는 개방성 결핵(슈퍼결핵)환자는 (북한군) 입대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해까지 군면제용 진단서(결핵)는 대부분 미화 100달러 한 장이면 해결되었다”면서 “그런데 요즘은 결핵진단서 발급가격이 500달러까지 올라 군입대 대상자를 둔 주민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결핵이 아니지만 결핵진단서을 발급하려는 이유는 오직 자녀의 입대를 막아야 한다는 부모로서의 심정”때문이라면서 “만약 아들이 군대에 입대했다가 로씨아에 파병되면 살아서 다시 보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깔려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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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결핵 환자들이 평양에 위치한 국가결핵표준실험실의 병실 침상에 앉아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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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요즘 병원을 통한 결핵진단서 발급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이는 당국이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에게 군 입대를 강조하면서 생긴 기이한 현상”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7월부터 당에서 특별한 이상 질병이 없는 청년은 25살까지 무조건 입대하라고 명령하고 있다”면서 “각 기관, 기업소에 종사하는 노동자 중에서 25살까지 청년은 건강 이상이 없는 한 무조건 군복무를 하라는 국가적 조치”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하지만 최근 조선군대가 로씨야(러시아)에 파병되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주민들은 진단서 발급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라면서 “가산을 팔거나 돈을 빌려서라도 군 입대를 막으려고 하지만 결핵진단서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일부 포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결핵진단서가 밀거래로 이뤄지면서 가격도 500달러까지 올라 자식의 군입대를 막지 못하게 된 일부 주민들은 깊은 허탈감에 빠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군 면제를 위해 결핵진단서를 불법으로 발급하는 현상이 늘자 당국은 최근 해당 대상자의 정기적 결핵검사기한을 기존 1년에 1회에서 3개월의 1회로 (기간을) 줄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단서 발급 가격이 오른데다 자주 검사하면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해 진단서를 떼지 못하게 되고 결국 입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걸 노리고 검사기한을 줄여놓았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에서는 통상 17살에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입대하는데 그 당시 키가 작고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군에 입대하는 대신 사회에 나가 키도 크고 건강도 좋아지면 그 때 입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군 복무기간의 경우 병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남성은 최대 10-11년, 여성은 최대 7-8년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사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