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미북, 물밑 접촉 등 탐색전 이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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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총비서와 다시 연락을 취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미 미북대화를 위한 물밑접촉이 시작됐을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선임연구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대화를 위해 물밑에서 작업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트럼프는 유엔 북한대표단에 접근해 논의를 시작하라고 지시했거나, 심지어 김정은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선제적 양보를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자신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김정은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기 전 트럼프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Patrick Cronin) 아시아안보석좌도 이날 RFA에 “김정은이 외무상이나 다른 관료를 통해 미국의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탐색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그는 “현재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고 있는 상황에서는 고위급 공식 외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의 미북 관계는 ‘진전과 중단’(fits and starts)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에게 다시 연락할 계획인지 묻는 질문에 그럴 것이라고 답하며 첫 번째 임기 당시 김정은은 자신을 좋아했고 자신도 김정은과 잘 어울렸다고 말했습니다.

미 연구기관 스팀슨센터의 이민영(Rachel Minyoung Lee) 선임연구원은 이날 RFA “북한이 미국과 다시 접촉할 가능성은 있지만, 올해 안에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5개년 국방개발계획 완료에 집중할 것이며, 무기 개발 및 시험이 대화와 양립할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원은 “내년 제9차 당대회 이후 북한의 대미 접근 방식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미북 정상회담과는 다른 방식의 협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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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의 샌토사 섬에서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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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정은 총비서가 전쟁 준비에 돌입했으며 미국과 대화재개에 나서더라도 이는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적인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Robert Carlin) 연구원과 시그프리드 해커(Siegfried Hecker) 박사는 이날미 핵과학자협회(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기고한 글에서 “김정은은 이미 전쟁을 위한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면서 “장기적 계획을 갖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총비서의 방위 산업에 대한 강조, 반복적인 ‘전쟁 준비’ 발언, 우라늄 시설 및 전략 미사일 기지 방문, 새로운 전술 및 전략 무기 체계의 개발 시험 배치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군대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 것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청이 아닌 김정은 총비서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군사적 상황에 대비하려는 노력과 일치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달라진 상황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북미 대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미 국제문제연구소(IGA) 랜섬 밀러 연구원은 23일 의회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미북 간 긴장 완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언하며, 김정은 총비서가 이미 협상 테이블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한 경험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다시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에디텀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