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러시아산 수송기 한대를 공중조기경보기로 개조하고 있는 정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조기경보기를 갖는다 해도 이를 북한의 방공무기와 연결하는 시스템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평가입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위성 플래닛 랩스가 최근 평양 순안국제공항 내 러시아산 일류신-76 수송기를 촬영한 위성사진.
공중조기경보기 개조 작업이 지난달부터 본격화된 정황이 뚜렷합니다.(위 변화되는 사진 참조)
7월까지 격납고 근처에 계속 있던 수송기가 8월말 격납고 울타리를 벗어나 이동했고 수송기 근처에 텐트형 구조물이 설치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9월 3일에는 수송기가 유도로로 이동한 모습이 확인됐으며 9월 9일에는 수송기 뒤에 다른 텐트형 구조물이 설치됐습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조셉 뎁시 연구원은 평양 순안국제공항 내 한 격납고 옆에서 러시아산 일류신-76 수송기를 개조해 공중조기경보기를 만들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지난 16일 공개된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뎁시 연구원은 지난 8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아래)에서 이 수송기에 러시아 공중조기경보기인 A-50U에 부착된 둥근 레이더 지지대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식별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지대의 설치 지점과 크기가 러시아 공중조기경보기에 부착된 레이더 지지대와 일치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공중조기경보기는 상공에서 감시레이더로 적의 항공기, 선박, 미사일을 탐지하고 이를 지휘부, 전투기, 방공무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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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의 한 격납고 옆에서 수송기를 공중조기경보기로 개조하는 정황은 지난해 말부터 포착됐습니다.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는 지난해 12월 위성사진을 통해 이를 발표했고 이후 북한의 개조 작업은 지속돼 왔습니다.
뎁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9월 3일 수송기의 유도로 이동은 엔진작동 시험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조기경보기를 가지려는 이유에 대해 미국 및 한국군의 순항미사일을 대응하려면 지상레이더보다 공중레이더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일우 사무국장] 지상레이더는 사각지대인 저고도로 침투해 오는 순항미사일 보지 못합니다. 이럴 땐 공중의 레이더를 띄어놓는게 좋습니다.
뎁시 연구원도 북한의 지상레이더는 한반도 영토의 2/3를 차지하는 산악지형에서는 탐지하기 가 어렵기 때문에 저공비행 항공기나 순항미사일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공중조기경보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일우 국장은 문제는 북한이 이 조기경보기를 개조한다면 한대만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 탐지에 한계가 있고 또 러시아 조기경보기A-50U에 부착된 레이더를 사용할 경우 이는 중량이 커서 오랫동안 공중에 떠있지 못한다고 지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데이타 링크' 즉, 조기경보기가 공중레이더로 탐지해낸 정보를 자국 전투기나 방공무기와 실시간 공유해 표적화시키고 표적 분배를 통해 통제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는데 북한이 현재 갖고 있는 방공무기나 전투기 중에서 데이터 링크를 할 수 있는게 전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데이터 링크는 공중조기경보기가 탐지한 정보를 적의 전파방해를 피하고 안전하게 아군 전투기와 지대공미사일 등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라고 설명했습니다.
[ 베넷 선임연구원] 이것은 매우 정교한 기술체계입니다. 아마도 북한은 현재로서는 이를 갖고 있지 않을 겁니다. 이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러시아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는 김정은 총비서가 장기전략로 조기경보기 확보에 주력한다면 관련 기술과 지원을 러시아로부터 받으려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