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 2014년 9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어머니인 고용희의 묘소를 찾아갔다가 그곳에서 김여정 부부장의 가족을 만났던 경험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1일 북한 관영매체는 신년 경축 공연 소식을 전하면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자와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국가정보원은 김여정이 손을 잡고 걸었던 아이들이 김여정의 자녀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김여정 부부장의 결혼 및 임신, 출산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다만 지난 2019년 한국에 입국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의 통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적어도 2014년 9월 이전 결혼한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2014년 9월 '김정일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전일춘 전 39호실장과 함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생모인 고용희의 묘소에 참배하러 갔다가 김여정 부부장의 가족을 만났습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이 자리에서 김 부부장의 남편을 직접 대면했는데, 그는 군복 차림을 하고 있었고 훤칠한 키와 준수한 용모 때문에 인상이 깊었다고 회상했습니다.
[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대리] 김여정은 장인어른께 "우리 어머니 묘소를 찾아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군요. 장인어른이 함께 온 가족들을 소개해 주어서 그때 김여정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김여정의 옆에 키가 180cm에 가까운 미남자가 서있었습니다. 그제서야 김여정의 결혼식 사진에서 본 남편의 모습과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김여정 남편, 2014년 당시 총정치국 조직부 군단지도과 근무
류 대사에 따르면 김여정 부부장과 그의 남편은 김일성종합대학교 특설반에서의 인연으로 결혼했습니다. 2014년 9월 당시 김여정 부부장의 남편은 총정치국 조직부 군단지도과 부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는 게 류 전 대사의 전언입니다.
앞서 한국 내에서는 김여정 부부장의 남편에 대한 추측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지난 2022년 6월 조선중앙통신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의 책임일꾼들이 의약품을 주민들에게 보내달라며 부서 초급당위원회에 제기한 내용을 보도했는데, 당시 김여정 부부장과 의문의 남성이 함께 서 있는 사진이 공개된 바 있습니다.
당시 사진에서 김 부부장과 남성 간의 거리는 가까웠고 해당 남성이 김 부부장을 마주보고 똑바로 서 있었는데, 이는 해당 남성이 남편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도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북한의 2인자로 볼 수 있는 김 부부장에게 허리를 숙이지 않고 약품을 전달한다는 것은 가족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국 통일부는 해당 남성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김 부부장의 남편이 노동당 하급 관리 집안의 자제라는 설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아들이라는 설, 김일성대학 출신의 '우인학'이라는 인물이라는 설 등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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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우 전 대사대리는 김여정 당 부부장의 남편과 관련해 제기된 설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김 부부장의 남편이 최룡해 위원장의 아들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최룡해에게 외동아들이 있는데, 그의 며느리는 모란봉 악단의 성악 가수"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