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입대 연령 상한 2년 늘려...파병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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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 여름, 군 입대 나이의 상한선을 25세로 2년 늘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조치로 뒤늦게 군에 입대해야 하는 자녀들 둔 주민들은 행여나 자식들이 입대 후 러시아로 파병될까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인민군대 입대 연령을 25살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파병의 영향으로 병력을 더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21일 “올해 7월부터 사회에서 군에 입대하는 년령(연령)을 25살로 늘렸다”면서 “원래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의 입대 년령은 23살인데 2년 더 확대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보통 남학생들은 고급중학교를 졸업(17세)하면 바로 입대하지만 키가 작거나 병이 있으면 일단 사회에 진출했다가 23살까지 입대하도록 했다”면서 “사회에 진출한 후 키가 자라고 건강이 회복된 이후 입대하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입대 년령을 25살까지로 늘린 데 대해 많은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입대 년령을 확대하여 병력징집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러시아 파병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러시아 파병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주민들 속에서 인민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소식통은 “자녀가 입대 기준에 미치지 못해 사회에 진출했던 일부 주민들은 자녀의 입대를 막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다하고 있다”면서 “집과 가산을 다 팔아서라도 아들의 입대만은 막으려는 것이 지금 부모들의 심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먹고 살기가 어려운 세월이 되다 보니 자녀가 1명 이상 되는 가정이 많지 않은데 군에 입대했다가 러시아에 파병될까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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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변에 북한 군인들이 앉아있다. 신의주에 접한 중국 지역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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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22일 “지난 7월, 도 군사동원부의 초모대상자 신체검사 변경지시가 하달되었다”면서 “도내 공장, 기업소들에서 25살까지가 입대 대상이라는 내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 파병설이 퍼진 이후 일부 주민들이 아들의 행처(행방)를 확인하는 과정에 부대로부터‘러시아에 농사지으러 갔다는 말’을 듣고 경악하는 주민도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이런 설명으로 아들이 러시아 전쟁에 파병된 것으로 판단하고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23살까지의 사회 입대 년령을 25살로 늘리자, 주민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면서 “고급중학교를 졸업하고도 최하기준치인 신장 145cm에 미치지 못했던 자녀들이 수년간 사회생활 하면서 키가 자라 겨우 입대 대상이 되거나 병으로 앓다가 회복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주민들은 자녀의 입대를 필사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일단 자식을 군대에 보내면 러시아 파병에 걸려 다시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조국 보위를 위해 총 쥐고 군복을 입는 것은 공민의 당연한 본분이지만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도 모르고 (러시아에서) 죽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고 격분한 일”이라면서 “주민들 사이에 죽음의 전장에 군인들을 내모는 김정은에 대한 분노가 극도에 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 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