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입영대상자, 러 파병 피하려 ‘손가락 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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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내부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이 퍼지면서 군 입대 대상들이 자해까지 하면서 입대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이에 당황한 북한 당국은 입대 조건을 완화하고 병력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최근 당국이 군 입대대상자의 입대 조건을 변경했다"면서 "그것은 당국이 러시아 전쟁에 군대를 파병하고 있는 시기에 제시한 새로운 입대 조건"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는 4월부터 올해 입대 대상자 초모가 시작되는 데 이제는 양쪽 검지가 다 없어도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다"면서 "양 손 손가락의 일부만 있어도 무조건 입대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원래는 방아쇠를 당길 오른손 검지가 없으면 입대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하지만 검지를 절단하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당국은 양손의 검지가 없어야 입대 면제가 된다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그후 입대 대상자들과 군대 내에서도 양손 검지를 자르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군대에 있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이 자해를 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최근 러시아 파병설이 퍼지고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양손 검지를 자르는 현상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당국은 손가락이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무조건 입대하도록 규정을 바꾸어 병력 증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올해부터 양손 손가락이 전부 없어야 초모대상에서 면제될 수 있다는 새로운 (조건)변경 소식이 알려졌다"면서 "양손 검지가 없으면 면제되던 기존의 규정이 현역 군인도, 입대 대상들도 손가락 절단에 나서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4월부터 군사동원부의 지시에 따라 초모가 시작되는데 입대 대상자들 속에서 의문의 사고를 빗댄 절단사고가 많다"면서 "죽음의 러시아 파병 소식을 접하고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당국은 손가락 한개만 있어도 입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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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에 배치돼 드론에 맞서 싸우는 북한군 병사들 [우크라이나군 배포 영상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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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9일 "요즘 러시아 파병소식에 주민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자식을 많이 낳지 않는 요즘 외아들이 러시아에 파병될까 떨고 있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벌써부터 올해 4월 시작되는 군사동원부의 입대신청 통지서가 초모대상자들에 전해졌다"면서 "이에 입대 연령에 이른 자식을 둔 부모들은 군입대 기피방법을 모색하고, 당국은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원래 오른손 검지가 없으면 면제한다는 최초의 초모규정을 없앴다는 소식이 최근 초모대상자들로부터 퍼지고 있다"면서 "군사동원부로부터 한 손가락이라도 남아 있으면 입대대상에서 면제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게다가 우리나라가 러시아 전쟁에 군대를 파병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군 입대에 대한 거부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라면서 "우리(북한) 군대가 러시아전장(쿠르스크)에서 무참히 죽어간다는 소식에 대부분 입대를 거부하는 실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살인적인 10년 복무도 끔찍한데 총포탄이 쏟아지는 남의 나라 전쟁에 우리(북한) 군대를 보낸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파병을 피하려고 평생 불구를 무릎 쓴 이들에게 당국은 손가락이 하나라도 있으면 입대하라는 충격적인 입대규정까지 제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새로운 초모규정이 알려지면서 입대할 아들을 둔 주민들은 크게 낙담하고 있다"면서 "양 손의 손가락 중 하나도 없어야 초모대상에서 면제된다는 새 규정에 주민들은 아연실색하며 자식이 러시아 파병에만 걸려들지 않기를 소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