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신문 이어 학습제강 ‘주체년호’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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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김일성을 민족의 시조라며 제정했던'주체년호'를 학습제강에도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요즘 배포된 학습제강에는 주체년호가 삭제되었다”면서 “이달(11월) 학습제강에도 있었던 주체년호가 12월용 학습제강에서는 사라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1월에 조선로동당출판사에서 발행한 학습제강 ‘위대한 김정은동지 혁명사상에 대하여 3’에는 주체 113(2024)(주체 113은 김일성이 태어난지 113년이라는미). 11월로 적혀 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배포된 12월 학습제강에는 주체년호가 삭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참조)

한편 북한은 1997년 7월 8일 김일성 사망 3주기를 마치고 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을 인류의 원년이라고 주장하며 주체년호를 제정한 바 있습니다.

그는 앞서 노동신문에서도 주체년호가 지난 10월 12일 이후 삭제됐다면서 “당창건기념일이 끝나고 10월 13일부터‘노동신문’에서 주체년호가 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체년호가 사라지자 일부 주민들은 김일성을 주체의 태양, 주체의 민족, 주체 조선이라고 추켜세운 것부터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원수님(김정은)이 주체의 태양이 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나마 김일성 시대에는 사회주의 체제도, 무상교육도, 분배원칙도 적용이 됐었지만 지금은그런 정책이 사라졌다”면서 “김일성이 사망하고 27년간 사용한 주체년호를 김정은 시대에 없애 버린다고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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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연호가 빠진 지난해 10월17일자 노동신문.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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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지금껏 존재하던 주체년호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면서 “천년만년 영원할 것처럼 주체시대를 선전하던‘김일성 조선’이 종말을 고한 느낌”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13일부터 노동신문을 통해 주체년호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하지만 노동당출판사가 발행해 전국에 배포하는 당 선전자료인 강연제강과 학습제강에는 11월까지도 주체년호가 나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12월 학습제강에는 주체년호가 없고 최근 책자 속에 나온 2025년 달력에도 주체년호 표시를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당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김일성의 위상을 지우고 주체의 수식어(주체년호)마저 삭제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 시대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이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김정은에 대한 어떤 우상화정책보다 주민들의 생계문제가 더 절박한 시대”라면서 “(당에서)주체년호를 삭제하느니 생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놓으라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 같은 심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