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날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속도 등 일부 진전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탄두부의 재도약이 있었는지 여부 등이 불투명한 만큼 북한이 추가 시험발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7일 전날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였으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7일 기자들에게 보낸 분석글을 통해 “이번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지난해 4월 발사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과 동일한 ‘화성포-16나형’으로 확인된다”며 “지난해 시험발사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을 수정, 보강해 추가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장 센터장은 “이번 발사는 정점고도 100km, 활강비행체(HGV) 분리 시 최대속도 마하 10 이상, 비행거리 1100km로 발표한 것으로 보아 지난해보다는 활강비행체(HGV) 비행특성에 부합하는 기동특성 및 탄착 직전까지 극초음속 성능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4월 북한의 시험발사 당시 극초음속 미사일 속도는 마하 5로 추정됩니다. 장 센터장의 말입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작년 4월에는 합참에서 속도가 기껏해야 마하 5 정도밖에 안 나왔다, 그런데 이번 속도는 마하 11 정도 나왔다 하니, 극초음속 미사일로서 극초음의 속도를 거의 탄착 전까지 유지했던 것 같아요.
장 센터장은 다만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북한의 주장대로 활강비행체(HGV) 탄두부의 재도약(풀업)이 한 차례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7일 전날 시험발사한 미사일 탄두부가 2차 정점고도 42.5km를 찍으며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재도약을 통한) 2차 정점고도는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장 센터장은 “가능한 여러 번의 재도약을 통해 회피기동한 후 탄착하는 것이 (무기체계로서) 유리하다”며 “올해가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만큼 북한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장 센터장은 북한이 러시아에 활강비행체(HGV) 탄두부 재도약 기술, 대기권 내 변칙기동으로 인한 속도 하락을 최소화하는 기술 등의 이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지만, 민감한 군사기술인 만큼 러시아가 쉽게 요구에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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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강비행체(HGV) 탄두부의 재도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의 주장을 ‘기만’이라고 평가한 합참의 발표가 적절한지에 대한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을 통해 중국에서는 높이 재도약하는 ‘쟁거(Sanger)’ 탄도와 구별해, 재도약이 거의 없이 수평으로 활공하는 탄도를 ‘천쉐썬 탄도’라고 지칭한다며 북한이 이같은 방식을 채택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1차 정점고도까지 상승한 후 낙하하다가 고개를 들어 수평으로 멀리 날아간 것도 일종의 재도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거기에 기만을 붙일 이유가 없습니다. 그것도 일종의 풀업인데요. 왜냐하면 그냥 떨어지지 않고 고개를 쳐들면서 멀리 날아갔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또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이 “100km 정도의 고고도와 40km 정도의 중고도를 비행한 것이라면, 이는 전형적인 방어망 돌파방법을 시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의 기술 지원 요청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유도조종체계에 있어 보다 정밀한 자이로스코프, 러시아 위성항법시스템 글로나스(GLONASS) 등 러시아의 도움이 제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분석자료를 통해 북한이 “주일미군, 괌 기지의 방어망 돌파를 위해 극초음속 비행체의 저고도 활강 도약, 선회 비행능력 향상을 위한 발사시험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