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 난장판” 주장에 미 전문가 “그게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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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매체를 통해 한국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후 관련 상황을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한국의 정치적 기능이 마비됐다"며 혼란한 정치 상황을 부각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3일 한국에서 연속탄핵사태로 사회정치적혼란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괴뢰 한국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가 연발하고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급되면서 국정이 마비되고 사회정치적 혼란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알리고 “윤석열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된데 이어 27일에는 대통령대리를 맡고있던 한덕수괴뢰국무총리까지 탄핵되었다”고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외신들은 한국은 정치동란의 심연속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며,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염불처럼 외워댔지만 붕괴된 상태라고 비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한국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이틀 뒤인 16일 관련 내용을 전한 이후 약 3주 만에 보도한 것인데, 보도 시점으로 볼 때 한국의 비상계엄 관련 상황에 대해 비교적 신중한 반응을 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실렸는데,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의 혼란한 상황을 전하면서 북한 체제의 안정성을 선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의 현 상황과 관련해, 진정한 민주주의는 계속 싸우는 민주주의라며 독재체제인 북한과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며 제도와 국민이 민주주의를 작동시키기 위해 계속 싸우는 민주주의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원래 골치 아픈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북한의 김정은 같은 독재자의 통치 아래서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대한민국의(혼란한 상황에서 보여지고 있는) 골치 아픈 민주주의나 그 어떤 민주주의에서라도 살고 싶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또, 한국의 현 상황을 평가하면서 법치를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저는 강력한 민주주의는 헌법을 따를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엄청난 정치적 혼란이 일어나고 있지만, 국회, 군대, 정보기관, 경찰 등 모든 기관이 헌법과 법치를 계속 지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계엄령 시행 결정은 논란이 많았고 윤 대통령의 전략적 오류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국회가 불신임을 의결한 결정을 존중함으로써 법치주의를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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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3일 한국의 혼란한 정치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출처/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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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2·3 비상계엄 이후 8일만에 첫 보도를 내고 지금까지 별다른 논평 없이 한국 언론과 외신을 인용해 간접적으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앞서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비상계엄을 북한 당국에 유리한 쪽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홍민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모습 등은 북한 당국으로서는 원하지 않는 정치적인 암시를 자칫 북한 주민들에게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내용을 선별적으로 보도하고 한국 체제의 문제, 윤석열 정부의 문제점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