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새 노래 보급해 주민결집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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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북한 당국이 '우리는 조선사람', '조국과 나의 운명'등 새 노래를 보급하면서 주민들의 결집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4일 “새해 들어 여기(북한)에서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노래보급을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노래보급에 대해 주민들이 대부분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중순부터 중앙에서 각 도당위원회를 통해 노래보급을 지시했다”면서 “이번에 제시된 노래는 전부 조국에 대한 것으로‘우리는 조선사람’, ‘길이 사랑하리’, ‘강대한 어머니 내 조국’, ‘조국과 나의 운명’ (이렇게) 네 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노래들 가사 내용에 말을 잃은 분위기”라면서 “(당국은) 이 노래를 낮이나 밤이나 암기하고 부르라고 하지만 열악한 현실과 너무도 대조되는 노래여서 대부분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어 “특히 ‘우리는 조선사람’을 부르던 일부 주민들은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면서 “우리(북한 주민)가 누구인 줄을 몰라서 ‘우리는 조선사람’이라고 강조하냐며 당국의 노래 보급 지시를 비웃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대부분의 주민들은‘어떤 강국을 세우는 지 세상은 보게 되리라’란 노래를 부르면서도 미래에 대한 어떤 희망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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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당국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보급하고 있는 노래. /RFA PHOTO-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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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요즘 새해를 맞아 당에서 노래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날로 멀어지는 주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나 결집해 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다못해 최근 당국이‘우리는 조선사람’이라는 노래까지 보급하고 있다”면서 “전국의 각 공장, 기업소, 단위들에서 아침 첫 시간에 1시간씩 노래보급을 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하달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에도 수령이 곧 조국이라는 내용의 노래를 조직적으로 보급했다”면서 “그때는 부족하지만 식량과 전기, 수도물 공급체계가 유지되었으나 현재는 그 체계가 다 사라져 노래(가사)는 전혀 현실과 맞지 않는 허황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요즘 보급하는 노래는 전부 조국을 온 넋을 다하여 사랑하면 눈부신 미래가 온다는 선동 일색으로 돼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인민이 언제 나라(북한)의 주인인 적이 있어서 인민이 주인이라고 노래하게 하냐며 황당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당국은 노래를 보급하며 ‘조국과 개인의 운명을 달리 될 수 없고, 가를 수도 없는 하나의 운명체’로 강조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그게 사실이면 당국이 굳이 주민들에게 이런 노래까지 보급할 이유가 있겠냐고 반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노래는 노래대로, 생각은 각자 마음대로 흐르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면서 “비록 마지못해 노래를 따라 부르지만 기초적인 생계 조건도 보장받지 못하는 조건에서 조국의 위대함을 노래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