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파병군 유족에 당원증·평양 거주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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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러시아에 파병돼 사망한 군인 유가족들을 평양으로 불러'전사증'과'당원증'을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가족의 평양 거주도 약속했다는 소식입니다.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파병돼 자국 군과의 전투에서 숨진 북한 군인, 생포된 군인 등의 모습을 연일 공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300명이 사망하고 2,700명이 부상당했다는 한국 정보기관의 추정치도 최근 보도됐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지난 1월 초 명간군에 사는 한 부부가 영문도 모른 채 평양에 올라가 아들의‘전사증’을 받았다”며“그 부부는 가까운 친구의 친척”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군당 책임비서가 집에 찾아와 급히 평양으로 올라가야 한다며 자기 차에 태워 역전까지 데려다 주고 배웅까지 했다”며 “기차표와 차안에서 먹을 도중 식사(도시락)까지 다 보장해 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양에 도착한 부부는 군복무를 하던 아들이 중요한 임무 수행 중 뜻하지 않게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전사증’과‘당원증’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임무를 어디서 수행하다 아들이 죽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북한에서는 당원이 아닌 주민이 특별한 공로를 세웠거나 혹은 주요한 업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경우 사후 표창 격으로 노동당원 자격을 주는 사례가 많습니다.

아들이 노동당원증을 받게 되면 유가족은 향후 가족 성원의 노동당 입당, 대학 입학, 간부 등용 등에서 유리해지고명절공급, 식량배급 등에서 일반 주민보다 혜택을 받는 등한마디로 가족의 출신성분이 향상된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당국은 유가족들이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게 했다”며“관련 사실을 친척이나 주변사람들에게 절대 발설하지 말 데 대해서도 거듭 당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부부가 평양에서 돌아올 때도 군당책임비서가 역전에 마중 나와 차로 집까지 데려다 주며 특별 휴가로 처리하도록 공장에 지시했으니 출근하지 말고 열흘 정도 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친구의 말에 의하면 명간에 사는 친척은 아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되었다가 죽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친척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젖어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들이 러시아에 파병되었다 전사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현재 북한 주민들 사이에 러시아 파병 사실이 많이 알려져 있고 통상 군복무중 사망한 군인을 현재처럼 대우해주지 않는 상황을 보고 그렇게 믿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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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 당원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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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5일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됐다가 전사한 군인 가족들에 평양 거주를 약속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얼마전 처가 켠(쪽) 친척이 군 내 간부들의 환대 속에 평양에 갔다 왔다”며“평양에서 아들이 (전사 장소나 원인 등 구체적 설명 없이) 중요한 임무 수행 중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아들의‘전사증’과‘당원증’을 받았는데 어떤 유가족은 국기훈장도 같이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군복무중 사망한다고 다 당원증을 주는 것은아니며이번에 특별히 예우를 해주는 것으로알려습니다.

그는 “‘전사증’수여식에 나온 간부가 당의 배려로 영예롭게 전사한 군인들이 모두 영원한 정치적 생명의 징표인 당원의 영예를 지니게 되었다, 당(김정은을 의미함)에서는 지금 건설하고 있는 화성거리가 다 완공되면 유가족들을 평양으로 불러 평양시민으로 살게 해줄 결심이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당국은 당의 은덕과 배려를 받은 유가족들이 슬픔을 이겨내고 맡은 초소에서 일을 잘 하길 바란다며 관련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 데 대해서도 수차 당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처가 켠 가족중에서는 앞으로 평양에 올라가 살게 될 그 친척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작 아들을 잃은 부모는 ‘21살밖에 안된 아들을 잃었는데 그 딴 게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