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 의료인 러 파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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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러시아와 맺은 보건협정을 토대로 지방보건현대화 계획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기관 통일연구원(KINU)의 정은미 연구위원이 20일 발표한 ‘북한의 지방발전 20X10정책의 변화: 강동군병원과 종합봉사소 착공식의 함의’ 보고서.

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2024년 북한의 지방발전 20X10정책은 전국 시군에 지방공업공장 건설을 목표로 했는데, 올해는 강동군병원과 종합봉사소 착공식을 계기로 병원과 문화시설을 함께 건설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범위와 대상이 확대됐다”고 밝혔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지방발전 20X10정책 변화는 지방의 보건현대화를 위한 10개년 계획을 새로 제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올해 연말까지 강동군, 용강군, 구성시 등에 서로 다른 규모의 병원이 하나씩 시범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정 연구위원은 “북한의 자체 보건의료역량이 지방 보건현대화 구상을 실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대부분의 북한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현대의료시설에 대한 운영경험이 부족하며 전문성도 뒤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또 김정은 총비서 지시로 2020년 3월 착공한 평양종합병원은 아직까지 개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 연구위원은 “지방 보건현대화 10개년 계획 실현을 위해서는 외부의 수혈이 불가피”하다며, 북한이 지난해 6월 북러조약에 근거해 조인한 ‘보건협정’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북러 간 ‘보건협정’은 보건의학교육 및 과학분야 협조에 대한 협정으로, 전염성 질병 및 비전염성 질병 진단, 예방 및 치료, 의료종사자의 전문교육, 의약품 및 의료기기 유통에 대한 규제, 보건의학교육 협력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어 정 연구위원은 “김 총비서가 지난 연설에서 의료인들에게 의학기술 수준뿐 아니라 외국어 실력을 높일 것을 강력 요구했는데, 향후 많은 북한의 의료인들이 러시아로 파견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은미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지방 시군에 새로 건설할 그러니까 하드웨어는 자체적으로 짓더라도 그걸 채울 수 있는 여러 장비, 또 운영에 대한 여러 가지 기술적인 부분 등은 아무래도 러시아하고 맺은 협정을 통해서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을 것 같아요.

"북 , 러시아 지원 받아도 지방보건현대화 자원 동원 역부족"

정 연구위원은 러시아 의료체계가 선진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받더라도, 지방 보건현대화 10개년 계획 실행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는 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연구위원은 북한이 코로나 이후 국제기구 등을 상대로 조심스럽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향후 국제 NGO 등 국제기구들에 의료인들을 파견하는 사업을 확대추진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북한이 의료인들을 해외 파견해서 좀더 나은 의료지식과 기술을 교육받아 오는 것을 이전에도 많이 했었거든요. 러시아의 의료가 굉장히 선진적이라고 볼 수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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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 이후 기념촬영하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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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정 연구위원은 “올해 북한의 지방발전20X10정책 변화는 기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태도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한국 정부도 협력 방안을 신중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앞서 지난 6일 강동군병원과 종합봉사소 건설 착공식에서 지방 주민들이 평양 시민들과 같은 수준의 문화 위생적 환경에서 살게 하는 것이 지방발전정책의 이상적 목표이며, 새로 건설된 종합봉사소는 기존에 ‘개념조차 없었던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습니다.

올해를 보건혁명의 원년으로 삼고, 향후 10년 동안 매년 20개 시군에 병원을 동시 건설한다는 것이 김 총비서가 밝힌 계획입니다.

한국 통일부의 김인애 부대변인은 7일 기자들을 만나 “김 총비서가 보건 의료를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면서도 “(공사) 기간은 지체되고 있으며 앞으로 준공식을 가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