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청진조선소에서 대형 전투함이 건조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해 재래식 해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의 3대조선소 중 하나인 청진조선소에서 두 번째 대형 전투함이 건조중인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북한 전문 AI 기반 위성사진 분석 서비스 업체인 SI 애널리틱스 엔케이 인사이트(SI Analytics NK Insight)가 18일 위성사진과 함께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 조립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되었으며, 선박의 하부 선체 길이는 약 117미터(384피트), 빔 길이는 16미터(52피트)로 추정됩니다.
청진 조선소는 그동안 남한 침투용 반잠수정을 비롯해 대형 화물선, 페리, 해군 초계함 등을 생산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이상 야외 조선소에서 주요 선박 건조 활동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SI 애널리틱스 엔케이 인사이트(SI Analytics NK Insight)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특이한 관찰 사항 중 하나로 건조 중인 선박을 덮고 있는 단단한 격자 모양의 금속 위장막을 주목했습니다.
SI 애널리틱스 엔케이 인사이트(SI Analytics NK Insight)가 분석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12월에 선박 근처에서 처음 목격된 이 금속 위장막은 거의 완성 단계에 있었습니다.
기존의 천으로 만들어진 방수포와 달리 이 금속 구조물은 선박건조 활동을 가리고 레이더 탐지를 방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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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해 말엔 동해안 남포조선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신형 군함을 건조하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조선중앙TV가 지난해 12월 30일 보도한 영상에 김정은 총비서가 신형 군함 건조 현장을 방문한 사진이 처음 공개됐는데, 이 군함이 3600톤에 달하는 러시아의 '그리고로비치급 호위함'과 비슷한 규모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또 청진에서 건조되는 신형 군함이 남포에서 확인된 군함과 건조 시기와 외관이 유사하다며, 두 군함이 같은 프로젝트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러, 북에 탐지 피하는 기술 제공 가능성”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으로 중요한 군함 기술을 가지게 되었다면 좋은 상황이 아니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해군 함정의 경우 적의 탐지를 피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전 북한 군함의 경우에는 미국이 쉽게 탐지하고 파괴할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미국 해군 플랫폼의 탐지를 피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면 이는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베넷 연구원은 그러면서 러시아는 정치적인 손익 계산에 따라 얼마든지 북한에 해군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러시아 입장에서는 언젠가 돌아와서 러시아에 해가 되지 않을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해군 강국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을 상대로 해군을 사용할 나라는 아닙니다. 따라서 러시아는 북한에 해군 기술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러시아가 잠수함과 수상함 등 미국 자산에 대한 북한의 탐지 능력을 돕고 있을 수도 있다고 베넷 연구원은 추측했습니다.
엔케이 인사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두 번째 대형 군함의 건조는 북한의 해군 능력이 전례없이 확장되었음을 시사한다”며, “이 함정이 실제로 전투함이라면 한반도의 군사 균형과 한국과 미국의 연합 해군에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선박이 화물 운반선과 같은 대형 민간 선박일 가능성도 여전히 있지만, 보안 조치와 선박의 크기, 건조 속도 등을 종합하면 군 전투함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