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시리아 화학무기 커넥션 실체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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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리아 아사드 정권 붕괴로 북한과 시리아 간 화학무기 커넥션(거래)이 검증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일 시리아 아사드 독재정권 붕괴 후 국제사회의 관심 중 하나는 시리아 내 화학무기입니다.

이 화학무기가 아사드 정권 붕괴 후 이슬람 테러단체 등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이 때문에 지금 시리아 화학무기시설에 대한 공습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 9일 미국은 시리아 내 화학무기가 이를 민간인이나 미군 및 역내 국가들에 사용하려는 자들에게 들어가지 않도록 현재 시리아 내 파트너(동반자)들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산하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도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시리아 내 모든 화학무기 관련 물질과 시설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시리아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화학무기금지기구는 화학무기 금지 및 확산 방지를 위해 1997년에 설립된 국제기구로 지난 2013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은 재임시절 자국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해 국제적으로 지탄을 받아왔습니다.

아사드 정권은 2019년 5월 반군 거점인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지역을 염소가스라는 화학무기로 공격했는데 이 공격으로 1,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7년 4월에도 이들리브 지역에 화학무기인 사린가스를 사용한 공격을 자행했습니다.

사린가스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이 개발한 신경 독가스로 무색·무취하고 독성은 청산가리의 500배가 됩니다.


북한은 이런 아사드 정권에 화학무기 개발에 필요한 물품과 기술자를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11일 RFA에 북한과 시리아 간 화학무기 커넥션은 분명하다며 두가지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소] 2005년 5월 시리아가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오작동을 일으켜 터키 영토에 추락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터키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추락한 미사일의 잔해를 조사할 수 있었는데 이 미사일이 화학 무기를 운반하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 스커드 미사일 제작자로 화학 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을 시리아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2007년 7월 시리아에서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에 화학무기 탄두를 장착하는 훈련을 하던 중 사고로 폭발이 발생, 북한 미사일 기술자 3명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며 당시 기지에는 화학물질이 흩어져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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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시리아에 화학무기 물자 및 미사일 기술자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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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시리아에 2012년부터 2017년 초까지 6년 동안 화학무기 개발에 필요한 품목을 수출했습니다. 이 사실은 2017년 1월 화학 공장 내부 벽면에 사용되는 내산성 타일을 실은 두 척의 선박이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향하던 중 해상에서 유엔 회원국에 의해 차단되면서 알려졌습니다. 사진은 두 척의 선박에 실려있던 내산성 타일. /출처: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보고서 (2018년 5월 발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 위원회가 2018년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나타난

아울러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 위원회가 2018년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시리아에 2012년부터 2017년 초까지 6년 동안 화학무기 개발에 필요한 품목을 수출했습니다.

이 사실은 2017년 1월 화학 공장 내부 벽면에 사용되는 내산성 타일을 실은 두 척의 선박이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향하던 중 해상에서 유엔 회원국에 의해 차단되면서 알려졌습니다.

이 선적은 무기 수출을 관장하는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와 시리아 정부가 운영하는 ‘메탈릭 매뉴팩처링 팩토리’가 체결한 5건의 인도 계약 가운데 일부였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에서 시리아로 선박을 통해 탄도미사일 부품과 화학무기 제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 등 최소 40건의 금수 품목 이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2016년 8월 북한의 미사일 기술자들이 시리아를 방문해 바르제와 아드라, 하마에 있는 화학무기 및 미사일 시설에서 일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애슐리 헤스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위원은 10일 RFA에 유엔 안보리 전문가단은 오랫동안 아사드 정권 하의 시리아와 북한 간의 불법적인 관계, 특히 금지된 무기 협력에 대해 보고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지금 이 커넥션이 더욱 철저히 조사되고, 금지된 활동의 전체 범위가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알라스테어 모건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조정관은 12일 RFA에 지난 10월에 출범한 '다국적 제재 감시단'(MSMT)을 통해 북한과 시리아 간 화학무기 거래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국적 제재 감시단(Multilateral Sanction Monitoring Team)은 러시아의 임기 연장 결의안 거부로 해체된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을 대신해 출범한 대북제재 위반 활동을 감시하는 조직입니다.

현재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11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건 전 조정관은 다국적 제재 감시단이 북한과 시리아 간 화학무기 거래를 검증하려면 외부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아사드 정권 붕괴 후 북한과 시리아 간 화학무기 커넥션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RFA 질문에 11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상민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