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참석’ 탈북민, 한국전쟁 미 포로 명부 전달

0:00 / 0:00

앵커 :국군포로 가족 출신의 한 탈북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한국전쟁 당시 러시아로 끌려간 미군 포로들의 명단과 북한에 억류돼 있는 김정욱 선교사 가족의 서한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회장이 미국 뉴저지주 의회 하원의 초청을 받아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0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47대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손 회장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전야 행사, 캐피탈 원 아레나 취임식 행사 등에 참석했고, 이를 계기로 마이크 존슨 미 연방하원의장 및 피트 리케츠 미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등을 만나 북한 내 인권 유린 상황을 알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손 회장은 마이크 존슨 미 연방하원 의장에게 한국전쟁 당시 러시아로 끌려갔다가 그곳에서 목숨을 잃은 미군 포로 56명의 명단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 및 유엔군 포로가 북한을 거쳐 소련으로 이송됐다는 ‘한국전쟁 포로들의 소련이동 보고서’를 미러 전쟁포로실종자 공동위원회가 발간한 바 있지만 한국 정부 당국은 지난 2007년 이 보고서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회장의 말입니다.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회장]한국전쟁 때 미군포로가 러시아에서 죽은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 사람들의 명부를 제가 56명의 명부를 찾아가지고 이번에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유족들이 자기 가족을 70년 넘게 찾지 못한 아픔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 문제를) 국군 포로 문제와 함께 가겠다, 이런 차원에서 하원 의장님이 저와 악수도 하면서 면담을 하고, 앞으로 국군포로 문제는 한미동맹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좀 더 최선의 노력을 좀 많이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orean-war-pow-2.jpg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회장이 미국 뉴저지주 의회 하원의 초청을 받아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0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47대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손명화 회장 제공

관련기사

트럼프 대통령 취임...미북대화 관심Opens in new window ]

[김태우] 미국 47대 트럼프 대통령 취임Opens in new window ]

이와 함께 손명화 회장은 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 씨의 서한도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삼 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북한에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 등 3명을 석방시켰던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에 현재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 주길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삼] (손명화 회장이 미국을 방문한다기에) 축하서신이라도 보내면서 또 도움을 요청하는 부분을 서한에 담았습니다. 과거 트럼프 정부 때 선교사님들을 풀어오신 사례가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생각나서 이제 (한국 억류자들도)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미국이든, 어디든 다 도움을 요청하러 다녔으니까요.

이런 가운데 북한인권위원회(HRNK), 북한정의연대, 6.25국군포로가족회, 물망초, 노체인, 징검다리, THINK,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한미 북한인권단체들과 김정욱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 씨, 지난 2023년 10월 강제북송된 탈북민의 가족인 김규리 씨와 김혁 씨는 유럽연합(EU)에 서한을 보냈습니다.

EU가 제5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안할 북한인권결의안의 전문(前文) 문단 및 본문 문단에 북한군의 파병, 탈북난민의 강제송환, 한국인 억류자 문제 등과 관련한 내용을 강화 및 추가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단체들은 서한을 통해 “(이번 북한인권 결의안에) 우려 사안에 관한 표현을 추가함으로써 인권, 민주주의, 법의 지배, 책임규명 증진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시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