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미끼, 2명 사격’…북한군 3각 드론 격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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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드론(무인기) 공격에 심각한 피해를 본 러시아 파병 북한군이 '3인 1조 드론 격추법' 등 드론 공격 대비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COO)는 26일 인터넷사회관계망인 텔레그램에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전투 중 사망한 북한군인 경홍종이 남긴 공책에서 나온 두번째 내용이라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드론을 유인해 격추하는 전술이 설명되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공책에는 3명이 한 조를 이뤄 드론을 격추하는 방법과 이를 도식화한 그림이 나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드론을 발견한 경우, 3명의 팀을 구성합니다. 그 중 한 명은 드론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유인자는 드론과의 거리 7미터를 유지해야 합니다. 나머지 두 명은 10-12미터 거리에서 드론을 격추할 준비를 합니다. 유인자가 서 있으면 드론도 멈추게 되며, 이 순간에 드론을 격추할 수 있습니다"

그림은 한 사람이 드론 앞에 서 있고 그 뒤 양쪽에서 두 사람이 드론을 향해 사격하는 모습입니다.

특수부대는 이 전술이 북한군 고유의 방식인지 아니면 러시아군에 의해 교육된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이 전술은 '살아있는 미끼'를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해당 사진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 공보담당자인 예우헨 예린은 26일 AFP통신에 북한군인들이 현대전, 특히 드론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면서 "원시적이고, 솔직히 말하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가까운" 전술을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지난 17일 드론 공격으로 지난 3일 간 북한군 50여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DIU)은 26일 웹사이트에북한군이 드론 등에 대한 정찰 향상을 위해 "경계 1-5"라는 명칭의 관측소를 최소 5개 추가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군사정보국은 지난 17일 북한군이 드론 공격에 심각한 피해를 입은 후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을 탐지하기 위해 관측소를 추가로 설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군사정보국은 또한 러시아군 드론 부대가 북한군 돌격대를 지원하고 호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러시아군이 공격할 때는 전차나 장갑차로 엄호하고 포병 사격과 드론 지원을 했는데 최근 공개된 영상에는 북한군이 돌격할 때 이런 지원은 없고 병사들만 있었던 것에서 전술이 바뀐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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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빨간 테이프(북한군 식별을 위한 표시)를 두른 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 무인기의 공격에 맞서 사격을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군



군사정보국은 이어 북한군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북한군을 쿠르스크 지역 내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 계속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일 아침 북한군 돌격대가 한 구간에서 공격을 받아 최소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러시아군은 북한군이 해당 지역에서 계속 방어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 북한군 박격포 포대도 피해를 입었고 당시 최전선에 있는 북한군은 물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었다며 이는 전투가 지속되면서 물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같은날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지역 내 노보이바놉카 마을 근처의 적 집결지를 공격했는데 그 결과 북한군 사상자가 크게 발생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군사정보국은 21일에는 러시아군이 북한군의 공격 활동 지속을 위해 탄약과 식량을 북한군에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22일에는 우크라이나군의 성공적인 공습으로 북한군의 주요 통신망이 피해를 입어 북한군 간 라디오 통신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24일에는 북한군 부대가 쿠르스크 지역의 다르야-노보이바놉카 인근에서 박격포와 드론을 사용해 공격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군은 위치를 변경해 전선에서 약 1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