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북핵 협상, 기존과 다른 접근 필요”

0:00 / 0:00

앵커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특히, 향후 협상이 이전과는 다른 형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단계적 협상을 언급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핵 문제 협상, 이전과는 다를 것”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최근(지난 4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IAEA의 마지막 북한 사찰이 2009년에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협상이 이전과는 다르게 될 것”이라며 향후 협상에서 변화의 필요를 강조했습니다.

[그로시 총장] 북한과의 재협상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기존과는 다른 조건과 협상 방식이 필요하게 될 것이며, 이는 보다 광범위한 정치적 고려 사항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1990년대 미북 협상, 2000년대 6자회담, 2010년대 미북 실무협상, 그리고 2018년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었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핵 보유국’ 발언… “단계적 접근 시사”

일각에서는 이 발언을 단순한 비핵화 협상이 아닌,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일정 부분 인정한 상태에서의 군축협상 등 단계적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그로시 총장은 지난해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백악관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견지한다고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과의 협상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천명하고 있고 이를 양보하려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단계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a4ec823-e070-467a-baae-773b0d71d853.jpeg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연합

관련 기사

트럼프 “북, 핵 보유국…내 복귀 반길 것”Opens in new window ]

IAEA, ‘북=핵보유국’ 사무총장 발언에 “안보리 결의 재확인ˑ대화 강조”Opens in new window ]

벤자민 영 랜드연구소 핵안보 연구원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이들이 실용적인 접근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벤자민 영] 이것이 아마도 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평가일 것입니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운반 시스템을 빠르게 확장하고 현대화해 왔습니다. 트럼프가 북한 문제 해결의 '완벽한 해답'이라고 생각하느냐고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무시하거나 소극적인 접근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 바이든 및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습니다. 북한과 같은 수정주의적 행위자들은 그런 접근 방식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북핵 실전 배치 수준… 향후 추가 핵실험도 가능”

그로시 총장은 현재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실전 배치 수준에 달했다며, 향후 추가 핵실험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총장]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사실상 실전 배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미 여섯 차례 핵실험을 완료했으며, 위성 분석 결과 추가 핵실험 준비 정황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핵탄두 장착과 운용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핵 개발을 규탄하는 다수의 결의를 채택했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대북제재 이행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그로시 총장은 “국제사회가 단합하지 못하면서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