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전장서도 세뇌 “혁명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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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의 행적이 담긴 일기를 공개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새로 공개된 일기장에는 북한 병사들이 사상교육을 받고 있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SSO)가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텔레그램에 공개한 북한 군인의 일기.

이번에 공개된 일기는 쿠르스크에서 전사한 한 북한 군인 ‘정경홍’이 쓴 내용으로 지난달 24일과 26일 공개한 이후 세번째 공개된 내용입니다.

일기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적혀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전선은 반제계급전선이며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싸움 준비. 우리 무장력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고 사활적인 과업은 전쟁, 전쟁에 대처한 준비입니다. 이것이 바로 혁명무력본연의 사명이고 임무입니다. (전쟁준비 완성에 총력을) 이것이 바로 혁명의 사명이고 요구. 현정세의 요구이며 우리 무력의 각급이 높이 들고나가야 할 전투적구호입니다. 명령을 받으면 즉각 행동하고 싸울 줄 아는 대대, 그 어떤 임무를 주어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만능대대를 준비시키는 것. 이것이 우리 무력의 모든 대대들이 반드시 도달하여야 할 목표이고, 이번대회의 정신입니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는 중간 부분은 ‘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해당 일기의 진위 여부에 대해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월 14일부터 1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했던 연설 내용 중 일부와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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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공개한 북한 군인의 일기의 일부와 노동신문의 모습.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특수작전군(SSO)

이 연설 전문은 11월 18일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에 실린 바 있습니다.

[리춘희 아나운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명령을 받으면 즉각 행동하고 싸울 줄 아는 대대, 그 어떤 임무를 주어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만능대대를 준비시키는 것이 우리 무력의 모든 대대들이 반드시 도달하여야 할 목표이고, 이번대회의 정신이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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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은 전장에서도 파병된 군인들에게 철저한 사상 교육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2000년대 인민군 제4군단 포병 정찰대대와 총참모부 직속 15호 격술연구소에서 근무했던 탈북민 이현승 씨는 북한 내부와 해외에 있는 모든 북한 주민들은 누구나 빠짐없이 이같은 정신교육 즉, 북한식으로 생활총화와 사상강연이 필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현승 씨] 북한 정권이 북한 장병들에게 목숨은 버려도 최고 지도자나 국가에 대한 충성 사상은 버리지 말라고 강조를 합니다. 당이 정한 정책을 무조건 목숨을 바쳐서라도 관찰하자는 게 목표거든요. 북한 주민들이나 군인들에게서 이 사상 학습은 어디에서도 계속하고…. 아마 사람이 죽어 나가도 계속 이걸 해야 될 거예요.

하지만 이러한 세뇌 교육에도 불구하고,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3일 “쿠르스크에 투입된 북한군 병력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지난달 31일과 이달1일 전투에 참여한 군인들을 포함, 북한군의 과음 또는 만취 사례가 빈번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투입된 북한군은 러시아군과 함께 대규모 공격을 시도하고 있으나,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2월 중순 한 주 동안 약 1천명의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평가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숫자가3천명 이상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매체 ‘이보케이션 인포’는 2일 북한 인민군 고위급 장교가 지난달 27일 북한 군인들의 대규모 사상을 조사하기 위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위치한 러시아군 기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