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파병 북한군 사상자가 지금처럼 속출할 경우 4월 중순이면 12,000명 규모의 전체 북한군이 죽거나 다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을 분석해온 미국 전쟁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ISW)는 16일 ' 러시아 공세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이 지금과 같은 높은 사상 손실을 계속 겪을 경우 올해 4월 중순이면 1만2천명 규모의 북한군 전체가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군은 지난해 12월 초 최전선 전투에 투입된 이후 하루에 약 92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월 초 3천800명의 북한군이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었다고 밝힌 것과 한국 국정원이 지난 13일 북한군이 지금까지 300명이 전사하고, 2천700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발표를 들었습니다.
전투에 투입된 후 한달 동안3천명 가량의 북한군 사상자가 난 것을 볼 때 이런 식으로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면 12주 후인 4월이 되면 1만2천명 전체 북한군이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롭 바우어 나토(NATOˑ북대서양조약기구) 군사위원장은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국방총장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은 대규모 인원이 전사하게 될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우어 위원장은 특히 언어 장벽 문제를 언급하며 "러시아군과 북한군 간 조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약 1만1천명의 북한군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다치거나 전사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롭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 언어 문제가 있기 대문에 러시아 군과 북한 군 사이의 조정이 실제로는 불가능하고, 반드시 러시아가 유리한 상황에 북한 군을 투입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큰 병력 손실은 불가피합니다.
그는 "북한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런 식으로 참전시킨 건 전략적 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군이 전투에 투입된 직후에는 드론(무인기) 공격에 생소해 사상자가 속출했지만 지금은 드론을 놀라울만큼 격추하고 있을 정도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들이 나오면서 북한군 사상자가 앞으로는 속출할 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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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보고서 예측대로 올해 4월 중순 파병 북한군 전체가 사망 혹은 부상을 입을 경우 북한이 추가로 북한군을 파병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북한군을 파병할 때 이들이 매우 정교한 전술과 기술을 배우길 바랬는데 현실은 북한군들이 러시아군의 총알받이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제가 김정은이라면 저는 러시아가 나를 배신했다고 느낄 것입니다. 러시아군은 북한군을 현대전쟁에서 작전을 잘하는 법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와관련해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세스 존스 방위안보부서장과 미 해병대 대학의 벤자민 젠슨 교수는 지난 14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북한군을 단순한 총알받이로 취급하는 점을 부각시켜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 금이 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또한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에 주로 엘리트 군대를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은 성분이 좋은 군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다수가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으면 북한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우려해 추가 파병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도 17일 RFA에 북한은 1만2천명의 북한군을 파병함으로 러시아와의 '혈맹'을 보여주는 주된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로 군대로 파병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RFA에 추가 북한 병력이 북한에서 파병되는 움직임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상민 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