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5월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참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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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러시아와 북한의 밀접한 군사 협력 강화 속에서 북한군이 내년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NHK 방송은 15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군인 수십 명이 열병식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북한군의 이러한 참여는 사상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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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 군인들이 붉은 광장에서 최전선을 향해 행진하던 군사 퍼레이드 기념 전시회에서 참가자들이 걸어가고 있다. /Reuters

앞서 지난달 23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도 러시아 타스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열병식에 북한군이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당시 우샤코프 보좌관은 내년 전승절이 8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러시아가 이번 행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언급하며, 다수의 외국 정상과 군 파견대가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도 지난해 11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전승절 열병식에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행사에 참여하고,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열병 모습을 참관하는 장면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NHK는 북한 군악대가 오는 8월 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음악 행사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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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6월 어느 한쪽이 공격받을 경우 상호 군사적 지원을 약속하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며 양국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현재는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에 1만 2천여명의 군인들을 파병하며 노골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표도르 째르치즈스키 국민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만약 김정은과 북한군이 열병식에 참여한다면 러시아는 반미, 반유럽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째르치즈스키 연구원]전승절은 과거 서방국들과 협력하여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유럽 공동체의 의미를 강조하는 행사였습니다. 당시 영국, 프랑스, 폴란드, 미국 등과 협력한 역사적 맥락에서 친서방적인 이미지를 가졌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2001년 푸틴 대통령의 연설은 서방에 우호적인 입장이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러한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러시아가 북한을 전승절 행사에 초대하는 것을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참여로 인해 전승절을 반 서방 메시지로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시작 이후 전승절 행사가 있는 5월까지 변수가 남아 있다고 째르치즈스키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