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우크라 전선서 퇴각? 재배치?

앵커 :러시아 파병 북한군에서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하며 지난달 중순부터 전선에서 사라졌다는 보도에 대해 한국과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북한군이 약점을 보완하는 훈련을 거친 후 다시 전장에 배치될 것이란 주장들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전선서 일시 퇴각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1월 중순부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이 전투에 참여하는 동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4일 밝혔습니다.

파병 북한군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일시 퇴각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는데요.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국방부 정보국장은 지난 1일 보도된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더 워 존(The War Zone)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이 보도한 ‘북한군의 전면 철수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여전히 약 8천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전투를 이어가고 있으며, 배치 이후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일부 전투 지역에서의 재배치를 제외하고는 전력 유지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다노우 국장은 북한군의 철수 여부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며칠간 활동이 줄어든 것인지, 실제 변화가 있는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AP 통신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2만~2만 5천 명 규모의 병사를 추가 파병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 국방·안보국장은 이날 동 연구소가 개최한 대담에서 북한군이 대부분 전선에서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지만 전황이 혼란스러운 만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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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나온 각종 서류와 휴대전화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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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 국장은 우크라이나군 및 복수의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종합하면, 북한군은 전투에서 끝까지 싸우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언어 장벽 등으로 러시아 군과의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군이 식량과 식수가 거의 없이 혹한 속에서 방한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열악한 상황에서 전투에 배치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여건들로 인해 북한군 중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존스 국장]전투에 투입된 북한군 병력의 약 3분의 1에서 최대 50%가 사상자로 추정되며, 전사자만 약 1천 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전체 병력 1만 1천~1만 2천 명 중 이 같은 높은 사상률은 상당히 충격적인 수준입니다.

미 아태전략센터의 데이비드 맥스웰 부대표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추가로 병력을 파견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그에게 있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철수했다는 보도는 그들이 겪은 막대한 피해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군 지휘부가 초기 전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분석하고 이를 보완하는 훈련을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실전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반영한 훈련 과정이 전력 증강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현재 북한군이 훈련을 거친 후 재배치될 가능성은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특히 이 같은 전투 경험과 훈련이 한반도로 돌아와 북한군 전체의 전력 강화를 위한 교육으로 이어질 경우, 이는 향후 남북 군사 대치 상황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북한군 철수와 재배치 가능성 보도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4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