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사실상 '침묵'을 지켜온 중국이 처음으로 "북러 양자 관계 발전은 그들 자신의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 병력 문제에 대한 중국의 침묵에 놀랐다고 했는데, 이 언급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북러는 두 독립 주권 국가로, 양자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그들 자신의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북러 양자 교류∙협력의 구체적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각 당사자가 국면의 완화를 추동하고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힘써야 한다는 중국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이를 위해 각 당사자가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린 대변인의 언급을 두고 중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사실상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에 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중국은 관련 상황을 알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어 왔습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엑스(X)에 “중국의 침묵에 놀랐다. 중국이 우리 편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지역안보 보증국으로서 중국이 입을 열 거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을 향해 “북한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중국을 동맹국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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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의 커트 캠벨 부장관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은 지난달 29일 셰펑 주미 중국대사를 만나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두 당국자는 중국 측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러시아 파병 제한∙중단을 위한 중재에 나서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북한군 파병을 둘러싼 우려를 중국에 전달하라는 지시를 미국 각 기관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러시아 관계 등을 고려하면 중국은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전문가였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최근(10월 29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대담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자기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못 본 척할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시 주석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줄타기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원하지 않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구축해온 시 주석이) 푸틴이 실패하는 모습을 보기 원하지 않을 겁니다. 시 주석과 푸틴은 미국의 침략에 대한 견해에서 서로 같은 입장입니다.
한편 미국 워싱턴DC 주재 중국 대사관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입장을 묻는 RFA의 질의에 1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