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김정은에 ‘포로 교환’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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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생포한 북한 병사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고 김정은 총비서가 포로 교환을 성사시킬 수 있다면 이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X(엑스)’에 공유한 영상.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군이 최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했다고 밝힌 북한군 2명을 각각 심문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한 북한 병사는 손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운 채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운다는 사실을 알았냐는 통역사의 질문에 몰랐다는듯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러면서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는 것이 지휘관들의 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통역사] 우크라이나 상대로 싸우는 거 알고 있었지. 몰랐어? 그러면 지휘관들이 뭐라고 그랬어? 누구랑 싸운다고 했어?

[북한군]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어요.

이 병사는 지난 3일 전선에 배치된 이후 동료들이 죽는 모습을 보고 방공호에 숨어있다가 지난 5일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다 좋냐며 동문서답을 하는 듯 하더니 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통역사]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어?

[북한군]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다 좋은가요?

[통역사]우크라이나 괜찮은 것 같아? 여긴 좋아.

[북한군]여기서 살고 싶어요.

결국 병사는 북한으로 돌아가든 우크라이나에 남든 우크라이나 군이 정하는 대로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턱에 붕대를 감은 채 등장한 영상 속 다른 북한 병사는 북한에 가족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는듯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고 부모님이 현재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냐는 질문엔 말 없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는 머뭇거리는듯 하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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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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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과 함께 영어, 우크라이나어, 한국어 등 3개 언어로 글을 게시하고 우크라이나 군이 더 많은 북한 군을 생포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또 누구도 러시아 군대가 북한의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해선 안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제 북한의 군사 지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더해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우크라이나가 생포한 북한 군인 간 교환을 성사시킬 수 있다면 북한 군인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귀환을 원치 않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이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국어로 널리 알려 평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가 한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있는지도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전쟁포로 문제는 국제법 검토와 더불어 관련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현 단계에서 밝힐 것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우크라이나 군이 지난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지난 12일 확인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