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모어 “김정은 ‘비밀 핵시설’ 폐기, 올해 안에 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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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원인에 대한 미북 간 공방의 핵심은 '영변 외 핵물질 생산시설 폐기'에 대한 합의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큰 결심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결렬 원인에 대해 미북 간 공방이 치열한데요. 북한은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에 관련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5가지 유엔 대북제재결의 해제를 요구했다면서 제재의 '일부 해제'라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무기에 대한 제재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제재에 대한 해제라고 반박하고 있지 않습니까?

새모어 전 조정관 :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1일 기자들에게 밝힌 것을 보면 핵심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5개의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석탄·해산물·섬유 수출과 유류와 석유 수입 등 재래식 무기 수입과 수출을 제외한 북한의 거의 모든 경제활동 관련 제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논쟁으로 분명해진 사실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은 비핵화 폐기 대상에 어떤 '핵 시설'을 포함할 지에 관한 의견 차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북한이 '비밀 농축 핵시설'을 협상에 포함시키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합의를 거부한 것입니다.

기자 : 앞으로 미북 협상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새모어 전 조정관 : 저는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를 중심으로 향후 수 개월 간 핵물질 생산 중단과 제재 완화, 평화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패키지로, 즉 일괄 논의할 것입니다.

기자 : 북한은 영변의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하고,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 이외에 플러스 알파 즉 추가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합의가 어려운 것 아닙니까?

새모어 전 조정관 : 미국은 이미 제안을 했고, 북한 김 위원장이 제재 해제가 중요한지 아니면 (비밀 핵시설을 통해)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길 원하는 지를 결정하라는 입장인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오랜 시간을 마주 앉아 협상을 했지만 김 위원장은 영변 이외의 핵시설 폐기에 합의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양측이 합의를 할 수 있을 만큼 근접했다고 봅니다. 비건 대표와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 실무협상팀은 충분히 구체적 합의를 할 시간이 있는 거죠. 아마도 올 가을까지 여러 달 동안이요. 다만 김 위원장이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 중단에 합의한다는 아주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는 (비밀 핵시설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해) 핵무기를 생산하면서 제재 해제를 원하지만, 미국은 그럴 의사가 없다는 겁니다.

기자 : 왜 올 가을까지라고 하시는지요?

새모어 전 조정관 : 제가 생각하기에 이상적인 3차 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지금부터 6개월에서 9개월 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문제로 바빠질 것이기 때문이죠.

기자 : 그럼, 김 위원장이 비밀 핵시설까지 폐기할 결정을 한다면 그 상응조치로 북한이 요구하는 5개의 유엔 대북제재를 모두 해제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영변 이외 비밀 핵시설이 단지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닐텐데요.

새모어 전 조정관 : 영변 이외의 비밀 핵물질 생산 시설 등 북한이 내놓을 일괄적 핵시설 목록이 무엇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북한이 신고한 비밀 시설이 하나일 수도,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보 당국이 보유한 정보를 토대로 의심 시설에 대한 현장 접근과 사찰· 검증(verification) 등에 어떻게 합의하는지가 관건입니다. 그리고 나서 언제, 어떤 순서로(sequencing) 비핵화를 하고, 북한이 원하는 5개 대북제재 결의 중 무엇을 해제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 지금까지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원인에 대한 미북 간 공방과 관련해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의 견해를 양희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