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미사일 발사 징후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최근 매일 '유열자' 규모를 발표하는 것은 민심 안정 및 관리를 위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를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시기를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보위 회의에서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기자들에게 알리면서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고 미사일 발사 징후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미사일은 코로나 시국이기는 하지만 발사 징후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다 끝냈고 타이밍만 보고 있습니다.
김병기 의원은 북한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 미사일을 발사할지 여부에 대해 “(관련) 징후를 포착했기 때문에 준비는 완료 단계에 있고 어떤 시점에서 미사일이 발사되고 또 핵실험이 이뤄지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발사 징후가 포착된 미사일에 대해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5월 말, 혹은 6월 초 경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에서 코로나가 광범위하게 퍼진 계기는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계기 열병식이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재 북한 내에 코로나 외의 수인성 전염병도 확산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코로나의 경우 열병식이 진행된 시점을 전후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백일해, 홍역, 장티푸스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의 경우 북한 내 의약품 소진, 의료시설 부족 등으로 그 이전부터 이미 확산해 있었다는 겁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매일 발표하는 ‘유열자’ 통계에 수인성 전염병에 의한 발열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9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18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26만 2270여 명의 유열자가 새로 발생했습니다. 지난 4월 말부터 5월 18일 오후 6시까지 발생한 전국적 유열자의 총수는 197만 8230명, 사망자는 모두 63명입니다. 또한 북한 내 코로나 확진자는 지난 14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모두 168명입니다.
하태경 의원은 “북한이 발표하는 발열자 통계치 안에는 상당수 수인성 전염병 발열자 수도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며 “10세 미만 사망자가 유독 많은데 이는 수인성 전염병이 원인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병기 의원은 북한 내 코로나 확진자들의 수가 발열자들의 규모보다 상당히 적기 때문에 의미를 두고 평가할 사안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망자가 63명밖에 안 됩니다. 발열자는 거의 197만 명이 발생했는데요. 통계상 문제도 있겠지만 63명 자체가 코로나로 인한 확진자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확진자 발표를 지난 5월 14일했는데 그 누적 수치가 168명이거든요. 그 중에 63명이 사망했다면 이는 통계상으로도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발열자 규모를 발표하는 것에 대해선 민심 안정의 목적 때문으로 평가했습니다. 발열자가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이를 통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겁니다.
다만 이 같은 발열자 규모의 발표가 국제사회의의 방역 및 의료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목적은 아닌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 정부가 제안한 코로나 의약품 지원에 대해선 북한이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국정원의 분석입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지원을 받는다면 그 우선순위는 중국, 그 다음이 국제기구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한미의 대북지원의 경우 마지막 순위로 고려할 것이란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또한 국정원은 북한에 코로나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설비가 절대 부족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이 발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온도계는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올초부터 중국과 화물열차의 왕래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관련 물자가 반입됐다는 겁니다.
북한 내 발열자 관리의 경우 학교 등 별도 시설에 격리했다가 체온이 떨어지면 격리를 해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발열자들을 모두 격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백신, 왁찐에 대한 북한 당국의 입장 변화도 감지됐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매체를 통해 백신의 효과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지난 17일 백신의 효과가 있다는 노동신문의 보도를 기점으로 공식적인 입장이 바뀌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체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확산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태경 의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냐는 것”이라며 “북한 내에 코로나가 상당히 퍼져있긴 하나 현재로선 그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연합뉴스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정보위 관계자를 인용해 “아직 북한에 백신이 들어간 적이 없는 걸로 국정원이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