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노이 전 차관 “북, 진화∙반복하는 문제…강력한 억지 중요”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시험발사 모습.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시험발사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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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반복, 진화하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하고 있어 강력한 억지가 중요하다고 미국의 전 국방부 고위 관리가 지적했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셸 플로노이 전 국방부 차관은 5일 북한 문제가 매우 도전적이고 반복적(perennial)인 문제로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플로노이 전 차관은 미국 워싱턴DC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이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핵 정책 및 태세'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지난 1993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자신의 첫 정보 브리핑은 북한 정권 붕괴가 임박한 것으로 예측했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선언적 억지정책과 여러 선택지들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플로노이 전 차관: 솔직히 말해 저는 (북한에 대한) 비핵 억지(non-nuclear deterrence)와 방어 선택지들에 관심을 집중할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핵무기를 활용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이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지 못하게 억지하고 그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만드는 비용(costs)을 부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I would frankly focus my attention on non-nuclear deterrence and defensive options because we should be able to both deny North Korean success and/or impose costs that would make them recalculate without ever having to reach for our own nuclear arse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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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플로노이 전 미국 국방부 차관이 5일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화상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화상회의 화면 캡쳐


그는 이어 북한의 위협이 더 오랫동안 진화하고 무기가 늘어나며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 등 북한의 군사력이 강화될수록 북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플로노이 전 차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전략적 억지를 약화시키지 않으면서도 북한과 같은 국가로부터의 점증하는 위협에 충분한 역내 및 본토 미사일 방어체계를 모두 고안할 수 있는 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해,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지난달 말 발표한 '비례 억지: 모의 핵태세검토'(Proportionate Deterrence: A Model Nuclear Posture Review)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미사일방체계는 북한도 실행가능한 수준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것인데 중국과 러시아와의 군비경쟁 및 위기고조 압박 등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방어체계를 배치하는 것이 핵심적인 정책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 함께 참가한 미국의 핵 정책 전문가인 조지 페르코비치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부소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에 대한 목적이 오로지 비핵화라고 고수한다면 대북 억지 및 관여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이 북한 비핵화를 강조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대북 논의의 일부분을 억지나 또는 더 긍정적으로 신뢰구축과 도발 방지로 초점을 전환한다면 더욱 생산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 외신센터(Foreign Press Center)가 5일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제임스 린지(James Lindsay) 미 외교협회(CFR) 부회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시간을 두고 대북정책을 검토하길 원하지만 그 때까지 북한이 잠자코 기다릴 것으로 기대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도발행동을 취할 때 바이든 행정부가 신속한 대북정책 결정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린지 부회장: 북한을 다룰 때 한 가지 가능성은 북한이 핵무기나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 등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갑작스럽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필요성을 높일 것입니다.

린지 부회장은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같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큰 국가들을 통해 북한이 핵능력을 동결하거나 감축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