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전 고위관리 “북, 비핵화 협상서 ‘행동 대 행동’이 핵심”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2019년 10월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 2019년 10월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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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향후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비핵화 협상에서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할 것이란 전직 미국 정보기관 고위관리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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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9일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가 개최한 한반도 관련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화상회의 화면 캡쳐


앤드류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9일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비핵화 협상에서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강조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하버드대 벨퍼센터가 이날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북한은 대미 협상 지렛대를 강화하기 위한 방책으로 군사력 증강 및 무기 개발 의도를 드러내 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전 센터장: 북한이 최근 무기 개발 의도를 부각한 이유는 대미 협상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에게 손 내밀길 바라면서 지난 4년간 그들이 열망해 온 '행동 대 행동'에 동의하길 원합니다.

그는 이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관리들과 직접 만날 때 마다 북한은 '행동 대 행동' 방식을 원했다며, 지난 70여년 간 미북 양국은 서로 적대적이었는데 북한이 먼저 모든 것을 포기하면 미국이 보상하겠다는 신뢰할 수 없는 '텅 빈 약속'으로는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사고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북한은 자신들에게는 불가역적인 조치를 요구하면서 미국은 정권이 바뀔 경우 되돌릴 수 있는 약속을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며, 그들에겐 '행동 대 행동' 원칙이 핵심적이라는 겁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 함께 참석한 수잔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다루는 접근보다는 한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으로 최근 한미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협력이 강조된 것은 좋은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북핵 문제는 장기적인 문제로 앞으로의 4년이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되진 못할 것이라며, 북핵 문제가 반드시 해결된다는 인식보다는 관리하는 방향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를 지낸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10일 이 대학이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지난 4년 동안 북한과의 관여 및 충돌 이후 현재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유지하고 정교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증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은 스스로의 핵억제 능력을 확신하면서 외부 국가가, 핵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핵보복에 선뜻 나서지 못할 것이란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더 호전적인 행동을 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준비태세 등 동맹으로서 한미 양국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