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의 류샤오밍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지난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위터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북한이 그간 취한 비핵화 관련 조치를 미국이 제대로 인정해줘야 하고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은 트위터를 통해 그런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샤오밍 특별대표는 9일 트위터에 게재한 글에서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 주민들의 안녕을 생각한다면 제재로 북한을 압박해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If US truly cares about the well-being of DPRK people, it should not keep pressuring DPRK with sanctions.)
그러면서 “(미국은) 오히려 북한이 이미 취한 비핵화 조치를 받아들이고 북한의 정당한 우려를 감안해 대북제재 완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Instead, it should face up to the denuclearization measures already taken by DPRK, respond to its legitimate concerns, and take measures to ease sanctions on DPRK.)
류샤오밍 대표는 또 “북한이 오랜 기간 외부의 안보위협에 직면해왔고 이는 한반도 문제의 핵심”이라며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북한의 정당한 안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주장에 전직 주한미군 사령관과 북한 인권 활동가 등이 트위터를 통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 미군사령관은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류 대표의 해당 글을 언급하며 ‘북한이 직면한 정당한 안보위협’이란 류 대표의 발언에 대해 “1953년 7월 이후 외부에서 북한에 가한 공격적인 군사 적대 행위가 있다면 한가지만 말해보라”고 요구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그의 게시글에 달린 ‘정보감시정찰(ISR)을 수행하는 정찰기가 북한 해안가를 비행하면 북한을 위협한다’는 댓글에 대해 “북한 해안가를 오르내리는 ISR 비행은 없다”며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또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도 류 대표의 주장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누구를 위한 제재 완화인가? 단지 북한 독재정권과 중국 공산당의 생존을 위한 전략이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의 에릭 펜턴-보크 조정관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류샤오밍 대표가 언급한 북한이 취했다는 비핵화 조치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단의 보고서는 북한의 핵과 탄도무기프로그램이 계속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최근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들이 이에 대한 분명한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작년까지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에서 활동했던 애런 아놀드 영국 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류샤오밍 대표의 견해를 봤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실질적이지 않고 의미있는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놀드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왜 계속 현실을 외면하고 스스로도 찬성한 대북제재 체제를 훼손하려는지 불분명하다”며 분명한 것은, 김정은은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면서 기꺼이 북한 주민들을 굶주리게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펜턴-보크 조정관은 “최근 미사일 발사시험들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다소 이상한(odd)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이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규탄을 위해 미국이 제안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추가제재를 무산시킨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펜턴-보크 조정관은 이어 유엔 대북제재가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북한 당국이 스스로 지난 2년간 인도적 지원을 차단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다른 요인과 제재의 영향을 분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