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전문가는 정부가 자체 핵무장 이후 한미동맹 약화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미일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의 최재형 의원과 동북아외교안보포럼, 한국핵자강전략포럼이 15일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과 한미동맹 강화’ 토론회.
한국핵자강전략포럼 대표이자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인 정성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체 핵무장 이후 한국 정부는 한미일동맹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대표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 이후 한미동맹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감안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현재 미국은 한일관계가 동맹 수준으로 격상되는 것을 내심 바라고 있기 때문에 만일 한국이 한미일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자고 하면 적극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성장 한국핵자강전략포럼 대표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미국의 가장 큰 우려사항 중 하나는 한국이 핵무장하면 한미동맹이 해체되는 것 아니냐 입니다. 저는 그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그 순간, 그 시점에 가서 한미일동맹조약, 한미일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 대표는 또 NPT, 즉 핵확산금지조약 10조를 보면 한국은 이미 NPT 탈퇴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즉각 탈퇴를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NPT 10조 1항은 “각 당사국은 비상사태가 자국의 지상이익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결정하는 경우 본 조약으로부터 탈퇴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다만 “NPT를 탈퇴하자마자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미국과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NPT를 탈퇴하는 순간 미국 등 여러 나라에 대해 협상력이 생긴다”며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우라늄 농축 분야에서 일본 수준의 원자력협정 개정을 이끌어 내고 호주가 받았던 원자력추진잠수함 기술 지원도 제공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장 한국핵자강전략포럼 대표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NPT는 탈퇴했지만 핵개발을 안 할 테니까 적어도 일본과 같은 수준의 핵능력은 우리한테 인정을 하고 호주한테 제공했던 핵잠수함 기술을 우리한테 제공을 하라 이렇게 나가야 미국이 우리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올 것입니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국제사회의 반대를 설득하고 제재를 최소화하며 자체 핵무장을 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며 “국가안보실에 핵 문제를 전담할 제3차장실을 신설하고 국정원ㆍ외교부ㆍ국방부ㆍ통일부ㆍ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실무그룹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밖에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99.9% 믿을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전쟁 현장에서 예전처럼 무자비하지 못하고 지난 50년 동안 핵무기에 대한 투자를 별로 하지 않았다며 불안한 점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 전 사령관은 또 “핵무기를 갖기 위해 한미동맹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고 “핵보유국이 되려면 한국 사회가 보다 성숙한 수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지영 동북아외교안보포럼 이사장은 잠재적인 핵무기 개발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의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과반을 넘는 국민이 자체 핵무장을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섣부른 해석은 조심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박주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7일 ‘핵무장을 원하는 국민인식의 세 가지 특징’ 보고서에서 “자체 핵무장의 실현 가능성, 핵무장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국제적 제재를 감내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현실적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미국 확장억제의 구체적인 수단을 제시할 때 국민들의 핵보유 의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핵무장 찬반 비율에 초점을 두기보다 핵무장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건설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