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핵실험이 국제사회 안보에 큰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방사능 오염 등 북한 주민들에게도 피해가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원자력 전문가들 또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24일 북한의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탈북한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방사능 피폭 여부 및 수준을 판단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에 따르면 검사 대상은 총 881명으로, 1차 핵실험 이후 길주군 및 핵실험장 인근 지역에서 탈북한 이들 중 검사에 동의한 이들이 피폭 검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앞서 북한 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풍계리 일대의 지하수 등이 방사성 물질로 오염됐을 수 있다며, 반경 40km 이내에 있는 지역 북한 주민들이 이 물질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핵실험이 인근 주민들과 주변 국가에 끼칠 영향을 우려하며 “북한이 더 이상의 핵실험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먼저 핵실험장에서 방출된 방사능 물질이 풍계리 일대 지하수와 동해 연안을 오염시켰을 수 있으며, 지하에서 핵실험을 실시하더라도 방사능 물질 일부는 공기 중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비와 눈, 그리고 눈이 녹은 물이 균열을 통해 핵실험 폭발이 일어난 지역을 통과할 것이고, 결국 장흥천과 남대천으로 흘러들어 풍계리 주민들의 식수가 되고, 인근 농작물에 노출되는 등 방사능 오염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특히 지난 2017년 6차 핵실험 당시 방출된 에너지 양이 약 200킬로톤이 넘는 강한 수치였다며, 핵실험장이 위치한 만탑산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 :우리는 만탑산이 6차 핵실험의 높은 파괴력으로 어떤 손상을 입었을 지 모릅니다. 북한이 새로운 터널을 건설했지만, 그 곳에도 균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단념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알 수 없습니다. 이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공중 보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핵폭탄의 소형화, 경량화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만약 7차 핵실험이 이뤄진다면 폭발력은 약 20킬로톤 이하로, 비교적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이 핵실험과 관련한 안전수칙을 지킬 것이라는 보장이 없고 자금 등의 문제로 핵실험장 건설 상태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우려하며, 풍계리 지역 주민이 핵실험 후 방사능 물질에 노출될 위험은 여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참여 과학자 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국제안보 담당 로라 그레고(Laura Grego) 박사 또한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질학적 요인과 건설에 관한 세부 사항은 공기와 지하수를 통한 방사선 방출 경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며, 핵실험장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한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보고서는 해당 지역에서 자란 농산물과 송이버섯 등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한국으로 유통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지난 2015년 중국산으로 둔갑해 한국에 밀수된 북한산 농산물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