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국방부 차관이 핵 공격 태세를 완전히 갖췄다는 북한 측 주장이 과장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다만 실전 배치에 임박한 수준에는 도달했다며 대비태세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9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과 관련해 “적 주요 대상에 대한 핵 타격을 모의해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힌 북한.
북한 관영매체는 20일 지난 이틀 동안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핵 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진행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범철 한국 국방부 차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공격 태세를 완전히 갖췄다는 주장에는 다소 과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신범철 한국 국방부 차관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나중에 핵무기를 폭발시키는 기폭장치까지 미사일에 장착해서 테스트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행동을 보면 어떻게 보면 사실관계와 약간 다른 과장된 보도를 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 측이 파악한 것과 좀 다른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면 일부는 과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신 차관은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 대해 “이번에 실험한 것은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으로 최대 사거리 800km 내외이고, 이것은 한국을 향한 핵 위협”이라면서도 자신들이 파악한 것과는 약간 다른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미사일이 완비됐다는 주장에는 검증이 필요하며, 핵 공격 태세 준비가 끝났다는 주장에도 과장이 섞여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북한이 언급한 고체연료 미사일에도 기술적인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선 “사실상 실전 배치에 임박한 정도의 수준에는 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측 주장에 다소 과장이 있다고 해도 그에 대한 대비가 충분히 돼있어야 하기 때문에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구축, 한미 연합훈련 등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도발을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선 “계산된 북한의 과잉 반응”이라며 “메시지 차원에서 자신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내부적으로는 핵 능력을 강화하는 이중적인 태세로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날 실시된 미 전략폭격기 B-1B 한반도 상공 훈련 등 미국 전략자산 전개를 언급하면서는 “이런 것을 통해서 북한이 핵 능력을 고도화 하더라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전략적으로 추구하는 바”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전반기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FS) 7일차이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9일 미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돼 상공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습니다.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지난 3일 서해와 중부내륙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을 한 지 16일 만이고,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지 사흘 만입니다.
다만 한국 군 당국은 이번 훈련에 북한 미사일 도발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전반적으로 판단했을 때 B-1B 한반도 전개와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간에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한국에 대한 핵 위협 수위를 높인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연례적·방어적인 훈련을 북한이 ‘침략적인 전쟁 연습’이라고 매도하고 적반하장식으로 핵무기를 거론하며 위협하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위기를 조성한 원인과 책임은 북한의 무모한 핵 개발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9일 오전 11시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했고, 미사일은 800여 km를 날아간 뒤 동해상에 떨어졌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일곱 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로, ICBM을 쏜 지 사흘 만에 이뤄진 무력 도발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