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접경지대인 북한 자강도 만포시의 한 화학공장이 영변 핵시설에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화학물질을 계속 공급해 왔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매체 ‘분단을 넘어’는 27일 북한 자강도 압록강변에 위치한 만포운하공장이 북한의 핵 개발을 은밀히 계속 지원해 왔다고 폭로했습니다.
매체는 보고서에서 “운하공장은 영변 원자력연구소에 여러 화학물질을 제공하는 주요 공급처”라며 “북한 핵 기반시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상업 위성사진과 인터뷰 등을 분석한 결과, 화학물질 생산공장인 운하공장이 1975년 처음 가동된 이후 영변 핵시설에 질산 등 화학물질을 계속 운송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질산은 영변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사용후 핵연료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239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며, 우라늄정광(Yellowcake)을 6불화우라늄(UF6)으로 변환하는 초기 과정에 쓰입니다. 이는 모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물질입니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특수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조차, 즉 탱크 형태의 화차를 통해 운하공장에서 영변으로 운송됐습니다.

고화질 위성사진 입수가 가능해진 2000년대 초반부터 화차는 운하공장이나 영변 핵시설에서 95차례 포착됐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이달 17일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보고서는 다른 화학물질 생산단지 7곳에 대한 별도 조사를 진행했지만 다른 곳에서는 이 화차의 운행이 관측되지 않았다며, 화차는 운하공장이 영변 핵시설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화학물질의 수송량은 영변 핵시설의 활동 증감이나 국제사회와의 협상, 고난의 행군이나 코로나 등 북한 내부적 상황 등에 따라 변화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영변으로 화학물질을 운송하는 이 열차는 일반적으로 화차 3량과 승무원실로 보이는 약 12미터 길이의 열차 1량과 연결돼 운행되는데, 보고서는 이 승무원실에 타고 있는 인력이 화차를 보호하고 열차 운행 중 고장 등의 문제를 확인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열차는 공장 내에 위치한 운하역에서 구장청년역을 따라 영변 서쪽에 있는 남양역으로 이동 후, 산업단지 등을 연결하는 지선 철도를 통해 영변역에서 영변 원자력연구소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변 핵시설 내에서는 영변역과 영변 핵시설 남쪽 부분으로 이어지는 지선 철도, 방사화학 실험실, 원심분리시설 동쪽에 위치한 터미널(역) 등에서 포착됐습니다.
보고서는 운하공장에 북한 고위층이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며 이는 북한의 핵, 화학물질,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 공장의 중요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만포운하공장이 향후 북한과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가능한 비핵화 협상에서 신고와 검증, 해체의 대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운하공장이 이외에도 액체로켓 추진체 생산과 화학약품·무기의 연구·생산, 산업생산 등을 위해 화학물질을 공급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만포운하공장과 영변 핵시설이 연계돼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성장 실장 : 중국과 인접한 만포 지역에 북한의 군수 공장이 상당히 많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실장은 또 만포시와 밀접해 있는 자강도 강계시에도 군수공업이 밀집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