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황해북도 평산 소재 우라늄 정련 공장 일대에서 최근까지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지난 5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평산 소재 우라늄 정련 공장에 대한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의 저자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조지프 버뮤데즈(Joseph Bermudez) 선임연구원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8개월 동안 평산 소재 우라늄 광산과 우라늄 농축 원료인 옐로케이크, 즉 우라늄 정광(uranium concentrate) 생산시설이 지난해에 비해 더 활발히 가동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 지난 8개월 동안 북한의 우라늄 광산 채굴 활동이 더 증가하고, 광물 찌거기 더미가 더 크게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광미(tailings pile), 즉 우라늄 채굴 활동 후 남은 광물 찌거기 폐기물 등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지난 2년 간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 우라늄 채굴작업이 계속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보고서에 나온 위성사진에 따르면 광미 폐기물이 작년 6월에는 약 420m 범위까지 채워져 있었지만, 지난 5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약 505m까지로 확장돼 있었습니다.
이어 그는 우라늄 정광 정련은 핵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초기 과정이기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활동을 멈추지 않는 이상 이 시설은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 우라늄 정련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첫 단계로,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에 지속적인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의 우라늄 채굴과 정련 활동으로 인해 환경 오염이나 안전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위한 미북 간의 협상시 평산 우라늄 정련 공장도 사찰 및 폐기대상이 돼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영변 핵시설에서 우라늄 정련 과정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영변 실험용 경수로는 우라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영변 핵시설이 평산 시설로부터 옐로케이크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우라늄을 정련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평산 우라늄 정련 공장과 영변 우라늄 농축 공장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핵심 설비라면서, 이 시설에 대한 사찰과 검증을 통해서 북한의 정확한 핵무기 기술 수준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가이익센터 선임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은 아마도 65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며, 이러한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North Korea has perhaps enough atomic material to make as many as 65 nuclear weapons, and I am not shocked that the DPRK has continued to enrich nuclear material.)
특히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은 미국과의 무기통제협정 등과 같은 결정적인 이유 없이는 치명적인 핵무기를 계속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여전히 핵 분열 물질을 제조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도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매닝 선임연구원은 이미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 11월 제8차 당대회에서 더 많고, 더 발전된 핵무기를 만들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이 1년에 6~8개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성물질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They have enough to produce 6-8 bombs worth of fissile material a year.)
한편,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29일 오후 현재까지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과 관련해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