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보다 더 엄격한 북핵 협상 조건 제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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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다면 향후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미국은 이란보다 더 엄격한 협상 조건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는 지난 5일 ‘이란 핵협정의 미래와 다른 국가에 미칠 영향’이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핵협정 파기 시도로 미뤄볼 때 앞으로 있을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은 더 엄격한 조건으로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이 맺은 이란 핵협정, 즉 JCPOA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는 더욱 강력한 핵협상 전략을 펼칠 것이란 설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12일까지 JCPOA에 대한 만족할 만한 수정안이 제시되지 못할 경우 미국은 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JCPOA가 이란 정권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카엘라 닷지(Michaela Dodge) 헤리티지재단 수석연구원은 북한에 이란과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닷지 수석연구원 : JCPOA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란 지도부에게 핵무기는 정권을 유지시켜주는 수단이고 북한 정권 또한 핵무기가 생존 무기이기 때문에 협상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미국이 JCPOA에서 탈퇴할 경우 이것이 5월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북 간 핵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에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핵무기 개발 단계에 있었던 이란과 이미 상당한 수준의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동일한 협상 대상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다만 미국의 JCPOA탈퇴는 북한에 협정이 이행되지 않으면 미국이 언제든 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될 수 있다고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프리젠트(Michael Pregent)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제시할 대북 협상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기 어렵지만 이란 때보다 핵 폐기 검증과 시찰을 강화하는 핵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