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러시아의 지지를 받아 남북, 미북 정상회담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어 북핵 협상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북한 핵문제 등을 논의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의 지지를 확고히 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 정치,외교 전문가인 스테판 블랭크 미국 외교정책위원회 선임연구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한미 양국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자신들에 대한 러시아의 후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리용호 외무상이 이번에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말했습니다.
블랭크 연구원: (이번 북러 외교장관 회담은) 북한이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할 때 우리들 뒤에 러시아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 강대국인 러시아가 외교적으로 자신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협상할 때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출신으로 북한 전문가인 호주(오스트랄리아) 국립대학의 레오니드 페트로프 객원 연구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대가로 제공할 대북 안전보장 약속을 이행하도록 보증하는 국가로 러시아와 중국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페트로프 연구원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맺은 핵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보며 자신들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약속 이행을 보증하도록 하면서 미국과 핵협상에 나서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10일 리 외무상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북한과 핵협상을 할 때 대북 안전보장 제공을 약속한다면 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북한의 입장을 두둔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남북, 미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6자회담과 같이 러시아가 참여하는 다자회담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항상 방해자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과 핵협상을 할 때 러시아를 참여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습니다.
러시아 전문가인 데이비드 새터(David Satter) 미국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는 공정한 파트너, 즉 동반자가 아니라 믿을 수 없다며 항상 북한과 같은 국가를 이용해 미국에 압박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터 연구원: 러시아가 북핵 다자회담에 참여하면 회담에 더 큰 방해가 될 것입니다. 그들은 회담에서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 새로운 목적을 만듭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다자회담에 참여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블랭크 선임연구원도 러시아의 대외정책 기조 중 하나가 반미주의라며 러시아는 북핵 협상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과 반대되는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