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에 핵을 포기할 의사는 없을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한반도에 단기적인 전술핵 재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 아산정책연구원이 25일 서울에서 주최한 '아산플래넘 2023' 토론회.
미국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행사 기조연설에서 신뢰성 있는 북핵 억제력 구축을 위해 한반도에 단기적으로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저는 미국이 단기적으로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정부가 김정은에게 전술핵무기를 주저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것이 신뢰할 수 있는 억제력을 구축하는 방법입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를 통해 한국 스스로도 독자적인 핵능력을 갖추기 원하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과 관련해선 "지난 30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핵무기 포기 의사가 없다는 것을 이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투발 가능한 핵무기 보유를 막는 걸 포기해선 안되며, 이는 여전히 관심사의 한 가운데 남아있어야 한다"면서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능력이 실증돼 있지 않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한미가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중국에 북한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워야 한다"며 "북핵 문제가 미중 양자 간 의제 우선순위에 올라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은 곧 한국에 대한 위협"이라며 한국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어 "현재 직면한 냉전 시기 수준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동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및 번영을 담보할 유일한 길"이라며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 호주(오스트랄리아), 인도가 참여하는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에 한국이 최대한 빨리 합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도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의 역내 역할이 확장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후커 전 선임보좌관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및 대만 해협 문제와 관련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하면서, 한미동맹이 발전하면 각자의 영향력을 발휘할 여지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같은 토론회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핵 위협에 대응해 한미가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일본 등 다른 파트너, 즉 동반자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는 26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커지고 있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말을 언급하며 회담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우리는 한국과 그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미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의 의지와 확장억제에 대한 약속을 매우 분명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그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북핵 대응에 협력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사국들과 파트너들이 의미 있는 대응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며, 외교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추구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