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미 핵협의그룹, 나토 핵기획그룹보다 실효적”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한미 핵협의그룹이 나토 핵기획그룹보다 더 실효적”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한미 핵협의그룹이 나토 핵기획그룹보다 더 실효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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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창설하기로 합의한 핵협의그룹(NCG)이 나토의 핵기획그룹(NPG)보다 실효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일 “한미 핵협의그룹(NCG·Nuclear Consultative Group)은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기획그룹(NPG·Nuclear Planning Group)보다 더 실효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한미 핵협의그룹은 한미가 일대일 관계로 더 자주 만나 더 깊게 논의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한미 간 고위급 상설협의체로 신설된 핵협의그룹(NCG), 이 그룹은 한미 간에 일대일 관계로 더 자주 만나 더 깊게 논의한다는 점에서 나토(NATO)의 핵기획그룹(NPG)보다 더 실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미국의 막강한 전략자산들이 한국 인근에 정례적으로 배치돼 압도적인 응징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에 의한 평화로 튼튼한 안보를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 안보동맹은 핵 기반의 새로운 체계(패러다임)로 발전(업그레이드)됐다”며 “미국 핵자산 운용에 대한 정보 공유, 공동계획, 공동실행 과정에서 워싱턴 선언을 잘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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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이 2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서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 RFA PHOTO

윤 대통령은 또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며 “단순히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편의적 계약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의 주춧돌 위에 안보ㆍ산업ㆍ과학기술ㆍ문화ㆍ정보 동맹이라는 다섯 개의 기둥을 세웠다”며 “한미동맹의 영역은 계속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은 국민들에게 방미 결과를 알려야 한다는 윤 대통령 뜻에 따라 TV,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이 창설하기로 합의한 핵협의그룹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토론회 발제에 나선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핵협의그룹을 통해 한미 양국이 협의할 수 있는 통로(채널)와 기반이 생긴 것”이라며 “핵협의그룹은 한국이 전시작전 통제권을 갖고 온 이후 한반도에서 핵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미국과 핵운용에 대해 협의하며 작전을 펴나가는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 핵협의그룹 창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연구부장도 핵협의그룹과 나토의 핵기획그룹을 비교했는데 나토의 핵기획그룹이 30여 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그룹으로 심층적인 협의가 어려운 특징이 있는 반면 한미의 핵협의그룹은 양자 차원에서 처음 만들어진 기구로 협의과정에 있어선 보다 심층적인 기구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양자 차원에서 최초의 핵 협의국 그러니까 미국이 협의해야 하고 전략기획에 협조하고 논의해야 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에요. 심층적인 협의가 나토식 핵기획그룹보다는 훨씬 더 강도 높게 진행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정상이 미국의 핵 3축 가운데 하나인 전략핵추진잠수함을 한국에 기항하도록 합의한 것과 관련해 “2가지 차원에서 효과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먼저 미 전략핵추진잠수함이 보유한 핵공격 능력은 전술핵 재배치와 유사한 효과를 창출할 수 있고 잠수함 특유의 은닉성으로 인해 북한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 전략핵추진잠수함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잠수함 감시 능력을 갖췄다며 한국에 기항한다면 북한의 2차 타격능력의 최후수단인 핵추진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효용을 낮출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정성윤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잠 감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이 동해 혹은 서태평양 인근에 배치가 되면 북한이 현재 갖추고자 하는 핵추진 잠수함의 미국 본토 접근을 충분히 거부ㆍ저지할 수가 있습니다.

또 다른 토론자인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현실적으로 실행가능한 강화된 확장억제 조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북한의 거침없는 핵질주에 대한 제어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토론회에서는 북한의 향후 움직임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도 제시됐는데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한미간 후속조치 상황을 보아가며 한반도 긴장상황을 조성해 나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구체적으로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핵무기 사용을 암시하는 군사훈련 등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재래식 전력을 활용한 국지적 도발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김 전 차관은 “북한의 이러한 대결적인 자세는 윤석열 한국 정부와 바이든 미국 정부가 북한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 변화를 보이기 전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은 앞으로 있을 한국과 미국 선거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이 등장하기를 기대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북한이 한미의 반응을 살피면서 단계적으로 군사 도발의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외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도 발사 등이 가능하다고 바라봤고 한미 정상이 합의한 미 전략핵추진잠수함 한국 기항에 대한 맞대응으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3,000t급 신형 잠수함의 진수 공개 등도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