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전직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한반도 분쟁시 미국의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핵무기 위협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미 브루킹스 연구소가 5일 주최한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대전략’이라는 제목의 화상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새로운 교훈을 얻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김정은 총비서가 적대국, 특히 미국이 한반도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핵무기 사용에 기꺼이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 : 김정은 총비서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배운 새로운 교훈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위협 전략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를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할 겁니다.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지적한 우크라이나 사태의 교훈은 김정은 총비서가 핵무기를 더 굳건히 고수할 것이라는 점이었지만 이건 새로운 게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과거 핵폐기 절차를 밟은 리비아와 이라크에서 지도자들이 축출된 사례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와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미 핵무기를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북한의 결의가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로 남아 있어야 하고 그렇게 선언해야 하지만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은 지난 달 25일 북한 열병식 연설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핵무기를 억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뿐만 아닌 다른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상기하며 이는 한반도 분쟁에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서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배운 이러한 새로운 교훈은 특히 한국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 안보전략기술센터의 케이틀린 탈매지(Caitlin Talmadge) 객원 선임연구원은 이날 회의에서 “핵무기가 실제 일부 재래식 분쟁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로 회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의 적대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은 억제력에 확고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러한 억제력을 통해 이들 국가들에 특정 행동, 즉 핵무기 위협 등이 그들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