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진 신임 한국 외교부 장관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선다면 대북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일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설명회를 연 박진 신임 한국 외교부 장관.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대북지원과 경제협력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선다면 대북지원과 경제협력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박 장관은 특히 다음 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비롯한 도발을 이어가는 등 한반도의 안보정세가 엄중하고 핵·미사일 위협도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한미의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그 동안 한미가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해왔고 북한은 그에 대해 오히려 위협과 도발로 대응했기 때문에,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입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언급한 것에 대해 “새로운 것, 다시 강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이 같은 메시지를 국제사회와 함께 보내는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앞서 조현 주유엔 한국대사는 현지 시간으로 11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현해 나가고자 하는 노력에 호응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박 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는 늘 ‘완전한 비핵화’와 그 비핵화는 검증할 수 있어야 하고 되돌릴 수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예외 없이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미 동맹 강화 의지도 거듭 나타냈습니다.
박 장관은 한국 새 정부의 외교 지향점인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세계적인 중추국가 실현을 위해 모든 역량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그 시작점이 한미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한미 정상회담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며, 이번 회담은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바로 개최되는 것으로 대단히 큰 의미와 중요성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고 한미가 공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지금은 제재의 시간”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 후보자는 “일반적으로 비핵화를 끌어내는 데는 경제협력을 통한 설득과 제재라는 두 가지 수단이 있다”면서 “그런데 북한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핵을 고도화하고 도발하는 상황이라면, 지금은 제재의 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제재가 만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북한을 대화로 끌어낸 다음 체제 안전이나 경제적 지원 등을 충분히 이야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권 후보자는 “현재 단절된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실사구시적 태도로 대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의 도발에는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면서도 남북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며, 평화와 인권·환경 등 보편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책,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북대화와 관련해 장관 취임 이후 특사로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나타냈습니다.
권 후보자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김정은 총비서 면담을 위한 평양 방문을 북한에 타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남북관계 상황을 보고 외교안보팀과도 협의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관 취임 시 가장 먼저 할 대북 조치와 관련해 “무슨 얘기든 얘기를 좀 하자고 하고 싶다”면서 “비핵화를 포함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허심탄회한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