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준비 정황을 파악했다며 형식적인 평화가 아닌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일 취임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6일 한국 정부가 편성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을 한국 국회에 설명하는 시정연설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첫 시정연설을 통해 향후 한국 정부가 풀어가야 할 과제를 설명하면서 북한 문제 등 한국의 안보 현실이 매우 엄중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도 파악했다고 밝히면서 더 이상 형식적인 평화를 추구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도 파악되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평화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 간 신뢰 구축이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도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보다 명확하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 행위들을 모두 도발로 규정한 셈입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날이 갈수록 핵무기 체계를 고도화하면서 핵무기 투발 수단인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 12일에도 북한이 세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서만 16번째 도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북한 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에 노출된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며 대북 인도적 지원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저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정치, 군사적 고려 없이 언제든 열어놓겠다는 뜻을 누차 밝혀왔습니다.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IPEF는 디지털, 공급망, 청정에너지 등 새로운 통상 의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지난해 10월 제안한 경제 협력체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도발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응 전략과 상황 관리 방안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히며 “두 대통령이 신뢰관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한미동맹을 원 궤도에 복귀시키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코로나19 백신 등의 대북 지원과 관련한 방안이 논의될지에 대해선 북한의 호응 여부를 먼저 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군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단기간에 핵실험을 벌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하고 북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 군 당국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술핵 사용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핵의 소형화, 경량화 작업에 상당한 진척을 이뤄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도 16일 유선협의를 통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며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및 한미 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라 새롭게 한국의 북핵 수석대표로 임명된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유선협의를 통해 한미 간 대북정책 공조가 긴밀히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했습니다.
또한 양측은 북한 내 심각한 코로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한국 정부의 대북 코로나 방역 지원 방침에 지지 의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