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장관 “북 핵실험, 큰 틀에서 많은 부분 준비돼”

0:00 / 0:00

앵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핵실험 동향과 관련해 큰 틀에서 준비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7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움직임과 관련해 “큰 틀에서 많은 준비가 되어 있다”며 아직 그 준비가 다 끝났다고 말하기에는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 아직 준비가 완전히 끝났다고 말씀드리기에는 제한됩니다. 큰 틀에서 많은 부분은 준비가 돼 있다는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장관은 심각해지고 있는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이 핵실험 시기에 영향을 줄지 묻는 질문에 “핵실험 준비과정을 보고 있다”면서도 감염병 사태가 정치적인 결심에 영향을 줄지 여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북한에서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지금처럼 확산된 상황일 것으로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래도 북한 군은 민간보다는 통제가 훨씬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주민 전체에 비해 덜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군 내부에도 확진자가 일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군이 방역수송지원이나 봉쇄지역 차단 지원 등 지원활동으로 인해 일상적 활동을 다소 제한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상 봄철 영농이나 건설 지원 등에 동원되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방역 지원으로 이 같은 활동에 제약이 생겼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인도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와 관련해선 큰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와 함께, 아직 한국 정부의 방침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코로나19 관련 대북지원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 내 코로나19 변종인 ‘오미크론’ 상황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스스로 ‘대동란’이라고 표현할 만큼 큰 사건”이라며 “핵실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도 코로나19 관련 인도적 지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계속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인도적 지원 의지에 변함이 없습니까?) 네, 저는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권 장관은 지난 16일 북한에 보낸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위한 실무접촉 제안에 북한이 아직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여러 정무적인 고려가 있다는 부분을 이해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직접 지원하지 않을 경우 국제기구나 민간을 통하는 방법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지 생색을 내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지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박 장관은 지난 1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화상 통화를 할 때도 한반도 정세를 포함해 북한 내 감염병 상황과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논의한 바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특히 대북 지원시 제재를 면제받아야 할 품목이 있을 경우 미국과 제재면제 협의를 할 수 있다는 의향도 내비쳤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대북제재에 해당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건별로 제재 면제 신청을 하기 위한 협의를 미국과 진행하겠습니다.

박 장관은 이번 한미정상회담 공식 의제와 관련해서는 “주로 한반도 정세, 경제 안보, 역내에서 새롭게 펼쳐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질서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문제 등의 안건이 협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위한 한국 측의 남북실무접촉 제안 시도에 이틀째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측이 아직 통지문 접수에 대한 명시적인 의사표현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도 방역협력에 대한 한국 측 입장을 알고 있는 만큼 재촉하지 않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릴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도 통지문 수령 여부를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시점에는 예단하거나 특정 시점을 정하지 않고 북한 측 반응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측은 16일부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 부장 앞으로 보내는 통지문을 통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실무접촉 제안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날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을 초대 주미한국대사로 내정했습니다.

조 의원은 대미·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관 출신으로, 한국 정부의 북핵수석대표인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이어 외교부 1차관,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지냈습니다.

앞서 지난 2004년 설치된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에서는 초대 단장을 맡았고, 이듬해 9·19 공동성명 채택 당시에는 6자회담 차석대표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