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북 강선서 핵 관련 활동 정황 포착”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IAEA 정기이사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IAEA 정기이사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IAEA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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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 강선에서 여전히 핵 관련 활동이 지속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는 11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기이사회 첫날인 7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강선에서 핵 관련 활동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There are ongoing indications of activity at the Kangson location.)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가 계속해서 북한 핵 프로그램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9월 이사회 보고 이후 일부 원자력 시설은 폐쇄됐지만 여전히 운영 중인 시설이 있다며, 강선 재처리 공장을 지목했습니다.

그는 "강선 방사화학실험실을 지원하는 화력발전소가 지난 3월 발표 이후 계속해서 가동되고 있다"며 "운용 기간이 재처리에 필요한 시간과 일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The steam plant that serves the Radiochemical Laboratory has continued to operate since my last Statement to the Board in March. The duration of this operation is consistent with the time required for a reprocessing campaign at the Radiochemical Labor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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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라늄 농축시설 그래픽. /연합뉴스

그는 그러나 화력발전소 운용 중 실제 핵연료 재처리가 이뤄졌다고 확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It is not, however, possible to confirm that reprocessing is taking place.)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이사회에서도 강선 지역 방사화학실험실의 화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징후가 관찰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그러나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지로 알려진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가 가동된다는 징후, 또 보도된 영변 원심분리기 시설에서 농축 우라늄을 생산한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There are no indications of operation at the 5MW(e) nuclear reactor or of the production of enriched uranium at the reported centrifuge enrichment facility at Yongbyon.)

성명은 또 북한의 핵 활동이 여전히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핵 프로그램은 관련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이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안전조치 이행을 위해 IAEA에 협력하는 한편 IAEA 감시단 부재 기간 중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I call upon the DPRK to comply ful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cooperate promptly with the Agency in the full and effective implementation of its NPT Safeguards Agreement and to resolve all outstanding issues, especially those that have arisen during the absence of Agency inspectors from the country.)

이와 관련해,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총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날 성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화력발전소 증기만으로는 실제 핵연료 재처리 과정이 있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총장: 우리는 화력발전소에서 증기가 배출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재처리 작업이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방사능폐기물 관리를 위해 발전소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증기가 나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총장은 향후 북핵협상에서 강선은 북한이 공개한 다른 핵시설과 함께 IAEA 등 국제기구 사찰단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그는 강선의 핵시설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등 부품 제조 시설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 바 있습니다.

한편 강선은 2019년 2월 베트남(윁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 외 플러스 알파로 폐기를 요구한 곳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핵 시설은 영변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등 2곳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