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목적에 대해 미국과 한국을 동시에 상대하기 위한 공격력을 가지려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7일 서울에서 외신을 대상으로 열린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기자설명회.
권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시험 발사하고 있는 미사일 등이 장거리에서 비교적 단거리로, 전략핵무기에서 전술핵무기를 탑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지적에 이를 인정하며 “한국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추세로 볼 때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한 공격력을 동시에 가지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장거리에서 단거리로, 전략핵이 전술핵으로 바뀌고 있는 부분은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 핵이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분명히 틀린 것입니다.
다만 권 장관은 북한이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미국을 상대로 이 같은 무기들을 개발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무기 개발 방향이 바뀌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최근의 무기 시험이 단거리 발사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서 북한의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최근 노동당 중앙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방부대 작전임무를 추가하며 대남 전술핵무기 최전방 배치를 암시하는 등 강경 기조를 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9·19 남북 군사합의 정신에 위반되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역설적으로 이 같은 긴장 고조 상황이 남북 대화 재개를 촉진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역설적으로 전술핵무기 배치를 포함해 한국을 겨냥한 부분으로 봤을 때 곧 대화를 재개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 섞인 희망도 가져 봅니다. 가장 어두운 때가 지나면 새벽이 온다는 말도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준비 상황과 관련해서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모든 준비는 완료됐고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며 “언제든 핵실험을 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예상과 달리 왜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는지는 분명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북한이 나름대로 핵실험으로 인한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국내외 정세를 지켜보고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 특히 북한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들 국가가 북한에 핵실험을 자제하라고 계속 충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또 북한을 향해서는 핵실험 강행 시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며, “비판이 말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김정은 총비서를 비롯한 지도자들이 핵실험을 단념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길로 나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관련해서는 “대화를 통해 모든 남북 간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교착된 남북관계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관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정치·군사적인 고려 없이 이를 지속할 것이며,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 새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도 국민 생명 보호 차원에서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해당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또 한국 전쟁 전후로 납북된 피해자들이 고령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빠른 문제 해결이 요구된다면서, 북한과 대화가 재개되면 이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의 인도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