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 국무부는 북한 정권의 핵포기 가능성이 매우 낮고 핵무기 위협의 고도화로 북핵 관련 목표가 비핵화(denuclearization)보다 핵공격 억지(deterrence)로 변경될 수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북한 비핵화가 여전히 미국의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위치한 미 전략사령부에서 지난 5월 23일부터 이틀간 정보·군 당국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한 북핵 토론회가 열렸다고 뒤늦게 보도했습니다.
이 토론회에선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이 거의 없는 가운데 북한의 전술핵 사용 가능성이 커진 현실을 감안해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가 비핵화에서 핵공격 억지로 바뀔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대변인실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여전히 미국의 목표라고 답했습니다. (Our goal remains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이 토론회에 참석한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토론회는 주로 정책 입안과는 거리가 있는 관리들이 참여해 대북 억지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대북정책은 새로운 현실을 반영하겠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 중에 이러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는 11개의 유엔 대북 결의와 미국의 아시아안심법(Asia Reassurance Initiative Act)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북한의 비핵화'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북핵 관련 국제협약들이 실패한 것을 보면서 북핵 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하는 게 가능할 지를 두고 비관적인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 대북정책에서 당면 우선순위는 억지이고 장기적 우선순위는 비핵화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모든 사람들은 비핵화가 가까운 미래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단기 우선순위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막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비핵화라는 장기적인 목표가 변화된 것은 아닙니다.
반면,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핵프로그램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북핵 문제는 비핵화 보다는 억지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에 거의 관심이 없다면서 현재 압도적인 관심은 대북 억지가 실패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수 김 전 미중앙정보국 정책분석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비핵화는 매우 큰 사안이라 한 행정부의 정치적 추동력(momentum)으로 달성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