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제 10차 핵무기전파방지조약(NPT) 평가회의가 개막됐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계속해서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 조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블링컨 장관은 1일 10차 NPT 평가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언급했습니다.
블링컨 장관 :북한은 계속해서 불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역내에서 지속적인 도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The DPRK continues to expand its unlawful nuclear program and continues its ongoing provocations against the region.)
그러면서 “회의가 진행 중인 이 순간에도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준비 중(As we gather today, Pyongyang is preparing to conduct its seventh nuclear test)”이라고 지적하며 세계는 핵무기의 확산을 막고 핵사찰 등 안전조치를 취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일본은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While there the concerns about the possibility of another nuclear test, Japan will address North Korea's nuclear and missile issues in coordination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이 밖에도 회의에서 연설에 나선 덴마크, 슬로베니아, 아르헨티나, 벨기에(벨지끄) 등 참여 국가 장관들도 일제히 북한을 언급하며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등은 이날 회의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10차 NPT 평가회의 개막을 알렸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한반도와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의존하던 ‘운(luck)’은 전략이 아니라며 핵전쟁의 위험을 축소할 실질적인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북핵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북핵 관련 사찰을 다시 재개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 : 2009년 추방된 IAEA 사찰단이 다시 북한에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찰이 없이는 신뢰도 확신도 없을 겁니다. (We hope that the inspectors of the IAEA will be able to return to this country from which they were expelled in 2009. Without that, there will be no trust and there will be no confidence.)
이런 가운데 미국과 프랑스, 영국은 이날 공동 장관성명(ministerial statement)을 내고 “10차 NPT 검토회의가 시작됨에 따라 핵확산금지조약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모든 조항의 완전한 이행과 그 목적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As the Tenth NPT Review Conference begins, we reaffirm its continued importance, and pledge to work positively toward the full implementation of all provisions and the full realization of its purposes.)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진전이 3국의 공동 안보에 점점 더 큰 위협을 제기한다는 점에 추가로 주목한다”고 밝혔습니다. (We further note that continued advances in the DPRK’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pose a growing threat to our common security.)
3국은 성명을 통해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할 것을 약속하고,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탄도미사일 기술 및 관련 활동에 사용되는 모든 핵실험∙발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We remain committed to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by the DPRK of all its nuclear weapons and call on the DPRK to cease all nuclear tests and launches that use ballistic missile technology and related activities as required under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한편 5년에 한번씩 열리는 NPT 평가회의는 지난 2015년 9차 회의 폐막 이후 2020년 10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네 차례 연기된 끝에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열리게 됐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NPT 평가회의 개최 전 3년간 매년 개최되는 준비회의(Preparatory Committee)에서 건의된 북한 관련 안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핵확산을 우려하는 국가들이 만장일치로 지지한 공동성명 등을 포함한 5개의 개별 문서들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와 핵실험 등을 규탄하며 북한의 핵무기는 국제 비확산 체제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조속히 NPT와 IAEA의 안전조치협정에 북한이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1970년 발효된 NPT는 공식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축소하도록 하며 그외 조약에 가입한 191개국은 핵무기 개발과 보유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지만 IAEA가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 신고 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1993년 1차로 탈퇴를 선언한 후 2003년 공식적으로 탈퇴한 바 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