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영변 핵시설의 재가동 소식을 접한 미국 전문가들은 강력한 제재로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게리 세이모어(Gary Samore)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원자로 재가동은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핵협상 재개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북한의 교섭 영향력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해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국제 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27일 공개한 북핵 관련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 원자로와 관련해 '2021년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정황들이 있었다'고 언급한 데 대한 논평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1~2년 안에 영변 원자로는 1-2개의 추가 핵무기를 만들수 있는 충분한 플루토늄을 생산할 것"이라면서 "원자로가 다시 폐쇄되더라도 북한은 영변을 비롯한 북한의 미신고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핵무기의 원료인) 무기급 우라늄을 계속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한미 양국은 조건 없는 핵협상 재개를 제안하면서 국제제재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빗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 연구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RFA)의 전화통화에서 "한미동맹은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것이며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향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북제재를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밝혔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첫째, 대북제재는 김정은의 악의적인 행동과 핵 및 미사일 도발, 사이버 공격, 인권침해 및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대응입니다. 그래서 제재를 가하는 것인데 제재를 해제하면 그런 김정은의 악행을 그냥 묵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가 제재를 해제하면 김정은의 정치적 전략이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북한 측은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나오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김정은은) 협박 외교를 두 배로 늘릴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북협상에서 긴장과 도발을 이용해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인식을 북한 측에 절대로 심어주어서는 안된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책분석관을 역임한 수 김(Soo Kim) 미국 랜드연구소 분석관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구축해 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핵 위협을 해체하거나 축소할 의도가 거의 또는 전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또 "평양은 계속해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려고 할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도록 할 의도로 핵시설 건설과 도발, 그리고 위협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의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수차례에 걸쳐 외교적 방법을 써왔으나 모두 실패했다"며 "외교적 접근과 동시에 압박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우리는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과 유엔의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서 재래식 전력, 또 필요한 경우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할 수 있는 공격 능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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