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불거진 북한 영변 핵시설 가동설과 관련해 원자로의 냉각수 방출은 원자로 재가동을 의미하고 또 그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제조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30일, 지난 25일부터 영변 핵연구센터에서 북한 구룡강과 연결된 새로운 수로를 통해 냉각수가 방출된 정황이 위성사진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는 영변 핵시설의 5메가와트급 원자로의 재가동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7일 발간한 북핵 관련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 내 원자로와 관련해 '2021년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정황들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38노스'는 그동안 영변 원자로 주변에서 차량 통행이 지속해서 관찰됐다며 이는 원자로와 관련한 유지 보수나 가동을 위한 활동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짧은 시간 안에 핵무기를 추가로 제조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핵무기 전문가인 미국 동부 살렘대학의 카니쉬칸 사다시밤(Kanishkan Sathasivam) 교수는 31일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는 이미 영변 시설이 완전한 무기 등급의 핵물질 농축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북한이 시설을 재가동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지는 공개적으로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필요한 모든 재료와 구성 요소와 함께 이미 잘 정립된 디자인이 있을 경우 (핵무기 제조는) 그리 어렵지 않다"면서 "북한의 경우 이미 적어도 핵무기 20개는 이미 보유하고 있고 일부 정보 기관에 따르면 75개에 달하는 핵무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핵무기 제조방법으로는 원심분리기로 농축시킨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방법과 원자로에서 사용하고 난 핵연료, 그러니까 저농축 우라늄을 재처리해 나온 플루토늄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매튜 번(Matthew Bunn) 교수는 같은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 공장이 이번 원자로 가동 시기보다 5개월 일찍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한 바 있다"며 "그 정도 기간이면 몇 개의 핵무기에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플루토늄을 분리했을 가능성이 있고 또 분리된 플루토늄을 어디든지 옮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이미 수십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무기고에 한두개의 핵무기를 더 추가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거의 무의미하다"며 "핵무기 제조공정이 우라늄 광산에서 처음부터 시작한다면 핵무기제조 기간은 수 년이 걸리겠지만, 이미 생산된 플루토늄이나 고농축 우라늄이 있고 제조 공정이 구축되어 있다면 불과 수 주 만에도 핵무기를 추가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 윌슨센터(Wilson Center)의 핵무기 역사전문가 크리스티안 오스터만(Christian Ostermann) 국장은 "북한은 국제사회가 인공위성을 통해 영변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번 원자로 재가동은 영변 핵시설의 가치를 증명하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캐나다 동부 워털루대학의 데이빗 웰치(David Welch) 교수는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의 본질이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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