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군인들을 대상으로 제14기 7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핵무력정책법령'과 김정은의 시정연설에 대한 집중 학습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인들은 거듭되는 당국의 선전학습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13일 “총정치국 지시로 전군을 대상으로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회의에서 채택된 핵무력정책법령과 최고지도자(김정은)의 시정연설에 대한 집중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총정치국에서는 집중 강연을 통해 핵무기사용의 법제화를 이룬 최고지도자의 의지를 확인하고 군인들의 사기를 한층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강연은 상급부대의 간부들이 강연자로 출연하여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집중적으로 진행하도록 되어있다”면서 “이번 강연에는 간부와 병사들을 망라해 한사람도 빠짐없이 참여해야 하며 전투(경계)근무를 비롯해 각종 근무에 동원된 군인들도 교대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당 부대에서는 성과적으로 조직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최고지도자의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과업 관철을 반영해 인민군 출판사에서 제작한 각종 선전화들을 병실(군인 생활관)을 비롯한 부대 관내에 게시하도록 되어있다”면서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내용의 구호도 함께 게시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부대들에서는 집중 강연 장소인 교양실(정신교육장소)에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7형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 사진을 담은 선전화들을 게시하고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강연자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핵무력 사용 원칙, 지휘통제 권한 등 핵무기사용조건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군인들에게 주입시키기 위해 소리 높여 선전하고 있지만 강연에 참가한 군인들의 반응은 무관심 그 자체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총정치국 지시에 따라 진행하는 군인대상 집중강연에 모든 군인을 참가시키기 위해 외부에 (파견)나가 있는 인원들도 현장에서 철수시켜 부대로 복귀시키고 있다”면서 “일정상 원대복귀가 어려운 인원들에 대해서는 강연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 강연을 진행하는 등 지난 시기 집중강연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군인들 속에서는 ‘핵무기만 완성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당국의 선전을 믿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참고 견뎌왔지만 핵무기를 완성하고 난 지금 우리에게 차려진 것이 무엇이냐며 불평하고 있다”면서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 동원으로 피곤에 지친 군인들은 무슨 계기가 있을 때마다 집중강연이다 정신교육이다 하면서 군인들을 괴롭히는 당국을 원망하고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