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기관 “북, 핵탄두 약 50개 분량 핵분열 물질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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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 한 가운데 미국의 한 연구기관이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이 약 50개 핵탄두 분량의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 ‘군비통제 및 비확산센터(Center for Arms Control and Non-proliferation)’가 지난 15일 ‘북한의 핵 보유 현황(North Korea’s Nuclear Inventory)’ 보고서를 갱신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8일 김정은 총비서가 스스로 핵무기 보유국임을 선언하고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 한 것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또한 북한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와 외교적 논의를 계속하도록 북한을 설득하려는 노력에도 북한은 핵무기와 운반 체계를 비축하고, 다양한 거리의 미사일을 시험하는데 이어 핵분열 물질을 계속해서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북한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더 작은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기관은 북한이 45~55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핵 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고, 그 중 20~30개의 핵탄두는 조립을 마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어 해상기반 핵무기에 대해 북한이 북극성급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잇따라 개발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시험발사는 ‘북극성 1형(KN-11)’와 ‘북극성 3형(KN-26)’ 뿐이라며 이 미사일의 배치 현황은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상기반 핵무기의 경우 2019년 이후 북한은 1000km 이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상당히 많이 진행했다며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들이 재래식 전투용일 가능성이 높지만 핵 탑재물 운반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보유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화성 7형, 화성 9형, 북극성 2형 등 3종인데, 이 중 재래식 탄두나 핵탄두 중 하나를 탑재할 수 있는 북극성 2형이 배치될 경우 역내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3월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7형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 가능한 성공적인 발사를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2017년 발사에 성공한 화성 15형을 포함해 북한이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 2기 모두 발사된 후 다시 지구의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단체의 코너 머레이(Connor Murray) 연구분석가는 같은 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핵무력 법제화에 대해 이는 북한이 더 이상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독재자의 편집증이라고 치부하거나 북한이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핵무장 갈등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며 잦은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 무력 법제화는 김정은이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